LIFESTYLE 프라이빗 럭셔리 빌라로의 초대

낯설지만 멋진 곳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당신에게 꿈같은 여름휴가를 선물할 유럽 최고의 프라이빗 럭셔리 빌라를 소개한다.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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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내려오면 라군 스타일의 수영장이 나타난다. 인공 수영장이지만 실제 석호처럼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다.

 

 이비사에서 22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사 페라두라. 바위 섬 상부를 빌라와 정원,  수영장이 있는 휴양지로 만들었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 이비사(Ibiza), 말발굽 모양의 자연 항구인 산 미겔(San Miguel)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는 사 페라두라(Sa Ferradura) 섬은 러시아의 한 부호가 소유한 프라이빗 섬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섬은 9년 전, 스페인 건축사무소 로마노의 대표이자 건축가 하이메 로마노(Jaime Romano)를 만나면서 지금은 유럽에서 가장 럭셔리한 프라이빗 빌라가 있는 지상 낙원으로 또 다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러시아 억만장자가 이곳에 지은 개인 주택은 세월이 지나면서 새 삶을 모색해야 했고, 이에 집을 리모델링할 적임자로 건축가 하이메 로마노가 낙점된 것. 

 

 

 

거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맞춤형 책장 선반을 통해 두 부분으로 나뉜다. 커피 테이블은 피엣 분(Piet Boon) 디자인, 소파는 리빙 디바니 제품이다. 책장 선반 뒤편은 내추럴 스타일로 꾸민 라운지 공간이다. 벽에 걸린 아트워크는 라파엘 투르 코스타(Rafael Tur Costa), 월넛과 옻칠로 마감한 커피 테이블은 인디아 마흐다비(India Mahdavi) 디자인이다. 

 


로마노가 처음 사 페라두라에 당도했을 때, 그는 이 집의 첫인상을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울창한 바위 섬 위에 표류하다시피 한 집이 서 있었습니다. 이 집은 수년간 여러 번 이뤄진 증축으로 원래 설계에서 벗어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열대를 테마로 한 정원은 지중해 기후의 모든 자연 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 페라두라 빌라의 인테리어도 정원 못지않게 지역성과 무관한 모습이었다. 금색 타일, 호피 무늬, 이집트 전통 문양 등 개인의 독특한 취향이 반영된 집은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지만 너무나 키치한 느낌이었다. 이를 본 순간 로마노가 떠올린 것은 과거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이상적인 연결이었고, 그렇게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이 섬을 자연의 본질로 되돌리겠다는 비전과 노력, 열정이 합쳐져 커다란 모험에 들어서게 되었다. 

 

 

 

섬의 자연 지형을 살려 지은 빌라의 정원. 빌라는 등고선상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해안가 절벽으로 내려가는 부지는 완만한 계단식 정원으로 만들었다. 섬 최상부에 자리한 빌라 중앙에 자리한 파티오는 3개의 거실과 식당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각 면마다 다른 전망과 야외 시설을 갖고 있다.  빌라 가운데 자리한 파티오에 놓인 원형 라운지 체어. 주변 풍경을 즐기며 망중한을 보낼 수 있는 명당이다.  

 


사 페라두라는 사실 지금이었다면 집을 지을 수 없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발레아레스 제도에 존재하는 섬 전체는 해안에서부터 500m 이내는 부동산 개발을 금지하는 법이 도입되었기 때문. 특히 이 섬은 숲이 우거진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멸종위기에 처한 발레아레스 제도의 바닷새 시어워터(shearwater) 자연보호구역을 마주할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곳이기에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다면 친환경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되어야만 했다.

 

 

 

빌라 중심에 자리한 파티오의 한쪽 면은 수영장과 이어진다. 이비사 섬의 경관을 만끽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 풀은 사 페라두라 빌라의 백미다.

 

 사방으로 지중해가 펼쳐지지만 전체가 오픈형 슬라이딩 도어로 이루어진 빌라 내부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수영장 풍경이 더 특색 있다.   

 


시작은 리모델링이었으나 사실상 재건축에 가까울 만큼 원대한 계획부터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 사 페라두라 빌라는 무려 
4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3만5000m2 규모의 섬에 본관과 별채, 건물 2개로 구성된 예전 빌라는 옛 구조의 장점을 살리되 과거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만큼 모던 럭셔리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6개의 더블 룸, 무대 공간으로 구성된 750m2 규모의 옥상 테라스, 23m 규모의 인피니티 풀 그리고 열대 정원 속 라군 스타일의 수영장 등을 갖추며 휴양지로 거듭났다. 인테리어는 따뜻한 자연 질감, 뉴트럴한 색상 구성,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 현지 예술품 등을 조합해 시원한 이비사 분위기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주목할 것은, 섬세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장식에도 불구하고 빌라의 인상을 결정짓는 건 다름 아닌 외부 풍경이라는 점이다. 3개의 거실과 다이닝룸은 빌라 가운데 자리한 대형 파티오를 따라 배치되어 있고,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창문은 야외 전망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모든 것이 야외 활동에 초점을 맞춘 듯 설계된 빌라는 휴양지로서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재건축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겠지만, 알고 보면 이 집의 태생적 조건을 십분 활용한, 자연스러운 결과기도 하다. 건축가 로마노는 빌라를 리모델링할 때 증축을 거듭하며 과부하가 걸린 구조를 기능적 형태로 전환하는 데 주목했다. 이 집의 초기 아이디어였던 로마식 임플루비움(impluvium, 현관의 천창으로부터 빗물을 모으는 통이나 수반) 형태를 복원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은 그는 지붕의 일부를 제거하여 중앙 내부 파티오를 확보하고, 여기에 햇빛과 빗물을 고이게 해 실내에서 자연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게다가 지붕이 없는 안뜰은 휴식을 위한 사적인 공간을 넘어 집 전체에 공기의 흐름과 움직임을 순환시키는 기능을 발휘한다. 한편 실내외의 소통, 개방적인 인테리어를 위해 또 하나 공들인 점이 있다면 바로 빌라의 첫 모티프였던 고대 로마의 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외부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건물의 각 방 창문과 테라스 사이 열주처럼 수직으로 늘어선 철제 빔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모든 객실에 풍부한 햇빛, 차분한 바다 전망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한편 건축가는 이곳이 휴식을 위해 찾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유행을 타지 않는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매끄럽고 연속적인 표면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고, 이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마감재 선택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욕실에는 오묘한 백청 빛깔과 마블링이 매력적인 이탈리아산 카라라 대리석이 빛을 흡수하고 굴절시켜 밝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오크우드는 각 공간의 문, 벽면 패널 및 캐비닛에 사용되면서 단단하고 매끄러운 느낌을 선사해 공간을 한층 단아하게 정돈해준다. 한편 바다의 영향으로 인해 쉽게 변질되고 손상될 수 있는 외부는 특수 페인트로 마감해 시간과 환경이 가져올 손상에 대비하는 등 흠잡을 데 없는 빌라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존재하는 문제와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도전 과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로마노가 찾은 답은 시간의 테스트를 견딜 수 있는 설계와 마감재 선택이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어떠한 지름길도 택하지 않았고, 비용과 타협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목표한 것을 최고 수준으로 이루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사 페라두라의 지속 가능성은 오늘날 보통 주택에서 반복되는 기술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특수한 자연환경 요소를 수용하는 궁극의 에코 시스템을 설계해 물, 공기 및 에너지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 건물을 순환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에코 시스템의 일부인 작은 담수화 플랜트는 빌라에서 사용할 새로운 물을 생성하고 연수는 다시 정원으로 공급하며, 이 시스템은 마치 중추신경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통해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또한 섬의 자연적인 본질을 되살리겠다는 목표는 이웃한 이비사 엘스 아문츠(Els Amunts) 지역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계획되었다. 정원을 비롯한 삼림 지역을 토종 식물 종으로 재조림해 이전과 달리 매끄러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해안가 둘레에는 소나무를 심어 섬과 바다의 자연스러운 접점을 조성하면서 발레아레스 제도의 원시 자연미를 되찾았다.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가구와 밝고 세련된 컬러가 돋보이는 리넨 패브릭의 조화로 편안함과 시크함이 공존하는 침실을 연출했다. 

 


사 페라두라 빌라를 경험하다 보면 움직임과 쉼이 반복되는 동선과 공간 구성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원형 레이아웃의 큰 방들은 의외로 작은 통로를 통해 다른 공간과 이어지고, 실내외에 존재하는 여러 계단은 발걸음을 연속적으로 끌어당기며 여유로운 분주함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지붕 위 테라스는 완벽하게 바다로 둘러싸인 천상의 휴식처로 오랜 시간 머물러 있어도 지루하지 않고, 풀과 돌로 이뤄진 정원 역시 무수한 길로 엮이고 이어지는 가운데 그중 일부는 섬 절벽, 바닷가 바위까지 닿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내에 머무를 때는 야외 풍경이 주는 감흥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남다른 휴식을 선사한다. 예술 전문가가 세심하게 선별한 회화 35점을 비롯해 사진, 판화 및 조각은 이비사 여러 섬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사 페라두라 빌라의 창의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외부 파티오와 빌라 사이에 길게 난 복도에는 그림과 조형 오브제 등을 놓아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사 페라두라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모래 지협을 통해 본토와 연결된 반도지만 바위산 위에 홀로 서 있다. 그래서 누구나 여기 있다 보면 나만의 섬에 머무르고 있다는 표현을 해도 틀렸다 지적할 수 없고, 사방으로 보이는 건 바다뿐이라 해도 거짓된 표현이 아니다. 게다가 실제 이비사의 그 어떤 신축 빌라도 사 페라두라와 같은 완벽한 바다 전망을 제공할 수 없다. 덕분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은 톱스타들에겐 이곳이 지상 낙원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바, 사 페라두라는 살아 있는 축구 전설 리오넬 메시의 오랜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전문가들에 의해 기존 건축을 존중하고 이를 주변 환경에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모범적 사례라는 찬사를 받으며 스페인 유수의 건축상을 수상하고, 부티크 호텔 어워즈에서 유럽 최고의 프라이빗 빌라로 선정되면서 건축물로서 받을 수 있는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 

 

 

탁 트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거실은 실내외 겸용 가구와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을 매칭해 친숙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럽 최고의 프라이빗 빌라로 평가받는 사 페라두라의 리노베이션을 담당한 로마노 건축의 설립자 하이메 로마노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베르타 후라도(Roberta Jurado) 커플 그리고 건축가 마넬 란데테(Manel Landete).  

 

 

섬 생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사 페라두라의 복원과 등장은 단순히 최고의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지상 낙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크고 작은 혁신이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 앞으로 어떻게 자생해나갈지 사뭇 미래까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이슈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휴가를 계획하는 것 또한 누군가의 인생에서 큰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 

 

Stylist Amaya de Tol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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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정민PHOTO : Manolo Y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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