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호숫가 미술관

호수가 품은 건축, 그리고 호수를 품은 예술.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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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aim Steinbach, Close your eyes, 2003; Tania Gheerbrant, Twin in the clouds and other stories, 2023 Exhibition view of Un Lac Inconnu, Bally Foundation. 2 Mel O’Callaghan, Respire, Respire, 2019 - Exhibition view of Un Lac Inconnu, Bally Foundation, Lugano, Switzerland, 2023. Image by Andrea Rossetti. 3 Image by Andrea Rossetti. 

 

 

Switzerland

몽상가가 꿈꾼 공동체
Villa Heleneum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루가노 호수 기슭에 자리한 ‘빌라 헬레네움’. 1930년대 초반 건축된 이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은 베르사유 궁전의 별궁인 프티 트리아농을 닮았다. 본래 프랑스 파리의 댄서이자 예술 애호가인 엘레네 비에베르(Hélène Bieber)가 예술가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좌절되었고, 이후 피아노 학교, 연구소, 박물관 등으로 운영되었다. 그랬던 이곳이 지난 4월, 스위스 패션 브랜드 발리가 설립한 예술 재단의 본사이자 전시장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설립자의 꿈이 사후에 이뤄진 것일까. 발리 재단을 만나 예술이 태동하는 거점이자 만남의 공간으로 거듭났으니 말이다. 현재 빌라 헬레네움에서는 개관 기념 전시 <미지의 호수(Un lac Inconnu)>가 한창이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무의식을 설명할 때 사용한 표현으로, 2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물을 매개로 잠재의식을 탐구했다. 전시는 9월 2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www.ballyfoundation.ch

 

 

 

 

1 호수를 바라보는 세를라크히우스 괴스타 미술관. 지붕 있는 건물이 기존 본관, 낮은 목조 건물이 증축된 파빌리온이다. 2 섬에서 본 미술관 풍경. 3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트 사우나.

 

Finland

숲속의 문화 중심지
Serlachius Museum Gösta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맨태는 숲과 호수를 품은 소도시다. 작지만 풍성한 문화 도시의 중심에는 세를라크히우스 괴스타 미술관이 있다. 본래 제지 공장의 소유주 세를라크히우스 괴스타가 거주하던 저택이었으나, 1945년부터 1층은 소장품 전시 공간으로 바꾸었고, 1984년 리노베이션을 거쳐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다 소장품이 점차 증가하자 2014년, 또 한 번의 변화를 맞는다. 건물을 증축해 공간을 확장하고 호수의 작은 섬과 연결하는 다리를 놓은 것이다. 신축 프로젝트의 주요 조건은 옛 건물과 나란하되 경관을 해치지 않을 것. 맨태 지역에서 흔한 전나무 패널을 수직으로 구축한 목조 파빌리온은 주변 숲과 조화를 이루면서 현대적인 기능성을 갖추었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피아노 축제 ‘맨태 뮤직 페스티벌’도 열리는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참석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핀란드다운 시설도 있다. 바로 2022년 개장한 ‘아트 사우나’로, 자연과 건축, 그리고 사우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기 공간이다.
serlachius.fi

 

 

 

 

1, 2 Garden of Australian Dreams,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3 Building details,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Photo by Richard Poulton

 

Australia

호수 위 랜드마크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호주 수도 캔버라의 중심에는 거대한 호수 벌리 그리핀이 있다. 계획도시인 캔버라에 댐이 건설되며 생겨난 인공 호수로, 조성 당시 반도 지형 역시 인공적으로 형성했다. 섬처럼 물로 둘러싸인 금싸라기 땅에 우뚝 선 건물은 바로 호주 국립 박물관. 박물관은 1980년 공식 설립됐지만, 지금 자리에 개관한 때는 2001년이다. 호주 건축가 하워드 래것(Howard Raggatt)의 지휘 아래 전통적 양식 대신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을 채택했다. 마치 퍼즐처럼 전시실이 조립식으로 연결되고, 골드, 실버, 레드, 옐로, 블랙 등 거대 건물 외벽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이 담대하게 어우러진다. 독특한 건물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곡선형 구조물. 실처럼 엮인 구조물은 본관 천장에서 매듭 모양으로 얽히고, 밖으로 이어져 리본처럼 너울거린다. 대담하고 개성이 강해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원주민과 이주민이 공존하는 호주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미가 깊다.
www.nma.gov.au

 

 

 

 

 1 호수 반대편에서 바라본 라고알고. ©Ada Navarro  독특한 지붕 구조가 눈에 띄는 레스토랑 공간. ©Maureen M. Evans 3 ANDREAS ANGELIDAKIS, Athens by Night, 2021, Muebles, luces, papel tapiz de vinil, cuatro TV screens y videoproyector. Photo by Alejandro Ramírez Orozco 

 

Mexico

모더니즘 건축의 복원
LagoAlgo

멕시코시티를 여행할 때 지나쳐서는 안 될 명소를 하나 꼽자면 차풀테펙 공원 아닐까.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 공원에는 드넓은 숲과 옛 성, 박물관, 동물원 등이 포진해 있어 도시와 자연, 관광과 휴식을 모두 충족시킨다. 공원에 있는 3개의 인공 호수 가운데 마요르 호숫가에 1964년 독특한 구조의 레스토랑 건물이 들어섰다. 당대 모더니즘 유행을 반영한 결과물로, 지붕이 접힌 듯 과감한 포물선을 그린다. 1990년대에 한 차례 리노베이션을 거친 뒤 내부 공간이 분리되고 독특한 지붕 구조가 가려졌으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틈을 타 대대적인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목표는 아이코닉한 건축물의 원래 구조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 그리하여 분리된 공간을 다시 통합하고, 지붕 구조를 내부에서 볼 수 있도록 노출했다. 이곳이 2022년 2월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라고알고’다. 팜투테이블 레스토랑 ‘라고’와 문화공간 ‘알고’가 공존하는 가운데, 멕시코시티의 중요한 문화자원으로 등극했다.
lago-algo.mx

 

 

 

 

리버사이드 박물관 외관과 강에 정박한 ‘글렌리 톨 십(The Glenlee Tall Ship)’.

 

UK

강물의 흐름을 담은
Riverside Museum

과감하고 유기적인 곡선, 미래적인 재질, 역동적인 구조…. 자하 하디드는 한눈에 그의 작업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한 건축가다.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 글래스고에서도 그의 건물을 만날 수 있으니. 하늘로 솟은 돌출부와 전면 유리창 파사드가 강렬한 리버사이드 박물관이다. 이전에는 ‘글래스고 교통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켈빈 그로브 미술관 옆에 자리했으나, 2011년 도시를 관통하는 클라이드강과 작은 하천 켈빈강이 교차하는 지금의 자리에 개관했다. 심박수 그래프처럼 요동치는 모양은 클라이드강의 흐름을 상징한다. 또한 전면부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곡선 구조를 적용했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건물이 뱀처럼 유연한 형태를 이룬다. 옛 자동차, 선박, 철도 등을 전시한 교통박물관으로, 대중교통의 발전상을 드러낸다. 
www.glasgowlife.org.uk/museums

 

 

 

 

1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한 이치하라 호반 미술관. ©Visit Chiba 2 다카타키 호수에 전시한 설치 작품. ©Visit Chiba

 

Japan

어린이가 뛰노는 미술관
Ichihara Lakeside Museum

도쿄와 가까운 일본 치바현의 이치하라는 해안 공업도시로 알려졌지만, 내륙에 작은 호수가 숨어 있다. 다카타키 호수는 이치하라의 문화 구역으로, 공원과 문화회관, 미술관, 체험 시설 등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그중 2013년 문을 연 이치하라 호반 미술관은 낙후된 기존의 문화시설을 되살린 현대미술관이다. 리노베이션을 맡은 건축 스튜디오 가와구치테 아키텍츠는 노후한 설비를 개선하고 방치된 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을 재생하고자 기존 건물의 마감재를 모두 제거한 뒤 콘크리트 골격만 남겼다. 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린 채 철판을 구부린 형태의 ‘아트 월’로 벽을 만든 결과 안과 밖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개방적인 공간이 완성되었다. 이곳에서는 자연 친화적 환경을 살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한다.  
lsm-ichihara.jp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건축

 

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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