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베이커 곽나리의 미니 클럽맨

손톱만 한 크루아상을 만드는 곽나리 베이커는 자줏빛 MINI 클럽맨을 탄다.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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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거로 장난치느냐고 하시는데 아니요, 저는 굉장히 진지한 자세로 만들어요!” 봄비에 흠뻑 젖은 와인빛 미니 클럽맨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멈춰 섰다.운전석에서 내린 단발머리 여자의 걸음걸이는 빗속에서도 당차다. 곽나리 베이커는 요즘 가장 핫한 베이커리 브랜드의 디자이너이자 셰프다. 아이웨어 브랜드가 론칭한 디저트 브랜드에서 패션과 아트를 결합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별한 디저트를 만든다. 2021년 2월 하우스도산에 오프라인 매장이 오픈한 날, 엄청난 대기자 수를 자랑했다. “3g에 불과한 손톱만 한 크루아상을 만든 다음, 반대로 3kg짜리 크루아상을 만든 적이 있어요. 너무 커서 발효가 잘 될까 잘 구워질까 걱정했는데, 하니까 되더라고요.” 그녀가 개발하는 빵과 케이크는 접근성이 좋은 디저트 카테고리지만, 일반적이진 않다. 호기심을 유발할 만큼 기이하거나 오브제처럼 예쁘다. 디자인 요소가 가득 담긴 제품을 주로 작업한다. 맛은 기본이다. 

 

 

 

그녀는 정말 많은 베이커리 관련 서적을 소장하고 있다.

 

 

그녀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계기로 제과제빵학과를 전공한 후 케이크 클래스의 선생님과 작고 큰 베이커리의 셰프를 거쳐 지금의 셰프이자 디자이너 자리까지 왔다. CNP 컴퍼니가 전개하는 아우어베이커리에서는 더티초코와 누텔라바나나, 빨미까레 등 다양한 스테디셀러 메뉴를 선보였다. 계속 이어진 성공 비결은 그녀가 고집하는 레시피에 있다. “운이 좋게도 한 직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의 회사가 제 인생에서 마지막 회사라고 생각해요. 이보다 더 도전적인 작업을 펼칠 수 있는 곳은 없을 테니까요.” 이제 그녀는 맛의 기본기 위에서 창의력을 신나게 뽐낸다. 컬리플라워와 아스파라거스로 장식한 사프란 생크림 케이크, 빵바구니에 제철 과일을 담은 타르트 케이크, 달걀 모양 초까지, 전부 먹을 수 있는 케이크다. “과일 바구니를 형상화한 케이크는 제작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기다란 빵을 여덟 가닥으로 엮어서 진짜 바구니처럼 만들었거든요. 그 안에 얇은 페이스트리를 부드러운 천처럼 깔고 그 위를 크림과 과일로 채웠죠. 디자인뿐만 아니라 맛도 훌륭했어요. 와인과 커피, 차 등 어디에든 잘 어울리는 케이크죠.” 

 

 

 

친구인 타투이스트 굿모닝타운을 위해 만든 마지 심슨과 곰돌이 케이크. 2  ‘흙바닥에서 드리프트’하는 장면을 그린 케이크. 카클럽 파티를 위해 선물로 만들었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제빵 도구는 노트다. 메뉴 스케치와 레시피 아이디어를 고뇌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그녀만의 역사다. “오래전부터 그랬지만 지금도, 키친 도구보다는 노트를 구매하는 일이 잦아요. 즐겁게 작업하는 행위 그 자체에서 좋은 영감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녀는 얼마 전 친구 타투이스트 굿모닝타운의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친구의 작업물을 케이크로 만들었다. 마지 심슨 얼굴에 굿모닝타운의 캐릭터 곰돌이를 연결시켰다. “전 분명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데, 마치 조소나 페인팅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다음엔 정말 빵이나 디저트로 페인팅을 해봐야겠어요.” 카클럽 에레보에서 열린 ‘디자이너스 나이트’에 참석할 때는 ‘흙바닥에서 드리프트’하는 장면을 담은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흙바닥은 캐러멜로, 연기는 크림으로 표현했다. 물론 맛있었다. 그녀의 직업을 하나로 간단히 명명할 수 없는 이유다. 


디자인과 문화, 라이프스타일에 걸쳐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 브랜드 ‘미니’. 1959년부터 현재의 미니가 있기까지 핵심 역할을 한 두 남자는 알렉 이시고니스와 존 쿠퍼이다. 그들의 공통점도 각자의 역할을 하나의 직업으로 쉽게 한정하지 않았다는 것. 알렉 이시고니스는 설계자이지만 자신을 디자이너로 여겼고, 존 쿠퍼는 포뮬러 1 우승 경험도 있는 레이서 출신의 설계자였다. 그렇게 입체적인 사람들 손에서 태어난 미니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성장했다. 미니를 대체할 자동차 브랜드가 아직 없는 이유다. 디자이너이자 셰프인 그녀가 자기 고유의 능력과 개성으로 작업하는 행보와 미니 브랜드가 닮아 보이는 지점이다. “매번 쉽지 않아요. 눈을 씻고 찾아도 더 이상 새로움이 없다고 느낄 때가 많거든요.” 

 

 

 

그녀가 아끼는 제빵 도구는 다름 아닌 노트. 

 

 

그녀는 자신의 인생 첫 차, 2018년 식 퓨어 버건디 컬러의 미니 클럽맨을 가만히 바라보며 흡족해했다. 유독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름다운 전면 곡선과 똘망똘망한 눈망울 헤드램프라 말했다. 클럽맨은 넉넉한 뒷자리와 트렁크를 지닌 여유롭고 실용적인 왜건이다. 트렁크 문이 양문형 냉장고처럼 열리는 ‘스플릿 도어’가 상징이다. “지금 타는 클럽맨과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클럽맨을 사고 싶을 것 같아요. 그만큼 만족스럽고 매력적인 차예요. 앞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다른 자동차 모델도 있지만요.” 그녀에게 자동차는 체력을 아끼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는 그녀는 가고 싶은 곳도, 가야 하는 곳도 많다. “이제 자동차 없는 삶을 상상하기가 힘들어요. 차가 없다면 체력 소모가 심해서 만남도 일도 줄어들 것 같아요. 오롯이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아지트로서 소중하기도 하고요.” 퇴근길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애청한다. “배캠을 들으면 진짜 어른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해요! 어릴 적 로망이었나 봐요(웃음). 그리고 배철수 DJ의 웃음소리가 참 좋아요.” 자신의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짬뽕’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음악을 가리며 듣는 편은 아니라 했다. 그녀가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세상은 그녀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쓰는 신선한 재료다.   

 

장소 협조 에레보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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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송은(카클럽 ‘에레보’ PD)PHOTO :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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