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서로 다른 것이 끌리는 이유

디자이너 브랜드 비뮈에트 서병문 대표는 서울 한복판에서 지프 랭글러를 몬다.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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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대로를 쭉 달리다가 북한남 삼거리에서 오른쪽 작은 골목으로 접어들면 ‘BMUET(TE)’ 한남동 쇼룸이 보인다. 평화로운 단독주택에 어떤 빛이라도 모조리 흡수할 것 같은 검고 건조한 페인트를 입은 쇼룸은 왠지 친숙한 듯 낯선 느낌이다. 그 풍경 앞에 비뮈에트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대표, 서병문의 검은색 지프 랭글러가 서 있다. 


2012년 론칭한 비뮈에트는 <보그 이탈리아>와 ‘피티 우오모’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인지도를 높였다. 런던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펼치며, 최근 로제와 태연, 뉴진스, 박소담 등 ‘핫 걸’들이 선택하면서 비뮈에트뿐 아니라 서병문 디자이너까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시적인 상상력과 유니크한 원단의 매치가 개성적인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수술대 위에서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 초현실주의 시인 로트레아몽의 이 시구를 좋아해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언제나 제 마음을 건드리죠.” 

 

 

서병문 대표에게 의미 있는 소장품. 마틴 마르지엘라 턱시도 코튼 셔츠다. 

 


서병문 대표는 같은 맥락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오프로드의 최강자 지프 랭글러를 탄다. 트림은 도심 생활을 돕는 오버랜드를 선택했다. “지프의 아이콘인 7개 슬롯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가 좋아요. 중세 시대 마차를 연상시키는 옆모습도 흥미롭고요. 지프는 거친 오프로드가 제자리라고 알고 있지만, 도심에서 지프 랭글러를 주행하며 지프와 도시의 대비를 바라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비뮈에트 옷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남성스러운 테일러드 재킷에 담긴 여성적인 프릴 장식과 셔링 기법. 대체로 침착한 그가, 목소리 높여 말하는 믹스매치에 대한 이야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 시절 빈티지로 구매한 마틴 마르지엘라 턱시도 셔츠가 그 시작이었다. 일반적으로 윙 칼라와 핀턱은 드레시한 턱시도 셔츠에만 쓰이는데, 마틴 마르지엘라는 그 디자인 요소를 편안한 코튼 소재에 풀어낸 것. 그런 의미에서 클래식 로퍼와 과장된 밑창을 연결한 프라다 모노리스 로퍼 역시 그를 매료시켰다. “디자인 퀄리티는 옷 안쪽의 사양이 결정해요. 그래서 비뮈에트 재킷을 만들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안쪽이에요. 겉이 아무리 화려해도 안은 심플해야 하지요. 여러 가지 요소를 곁들이며 꾸미는 것보다 단순하게 담는 일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게 곧 실력이고요. 안쪽 사양이 어려워지면 옷이 무거워지고 결국 퀄리티도 떨어져요.” 

 

 

1 남성스러운 테일러드 재킷에 담긴 여성적인 프릴 장식과 셔링 기법. 그의 디자인 언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착장이다. 2  프라다 모노리스 로퍼. 클래식 로퍼와 청키 솔의 조합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제품. 

 


지프 랭글러는 오프로드에서 태어난 모델이다. 어쩌다 마주친 깊은 물웅덩이와 거친 언덕길을 지나려면 꼭 필요한 장비 외에는 다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단순한 구조를 택했다. 오버랜드가 랭글러 중 그나마 도시인을 위한 트림이지만 편의 장치와 안전 장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는 안 사양이 심플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분명히 아는 사람 아닌가. 랭글러의 오픈 톱을 즐기고 싶다면 손으로 직접 루프를 떼어내는 수고도 기꺼이 감수한다.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도 종종 생긴다. “친구에게 떡갈고무나무를 선물로 받았어요. 그 큰 나무를 집에서 사무실로 옮길 방법을 고민하다 랭글러 지붕을 공구로 걷어내고 조수석에 태웠죠. 나무가 차 바깥으로 튀어나왔어요. 신호등 앞에 멈췄는데, 어린이집에 등원하던 아이들이 제 차를 가리키며 움직이는 나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 상황을 떠올리면 아직도 웃음이 나요.”


사무실과 공장에서 분주한 시간을 보내다 랭글러에 올라타면 잠시 현실에서 벗어난 기분이라는 그에게 자동차는 마음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이라는 심리적 오프로드에서 몸을 숨기는 데는 랭글러 오버랜드가 더없이 알맞겠다.   

 

 

 

 

 

 

 

 

 

 

더네이버, 자동차, 오프로드카

CREDIT

EDITOR : 김송은(카 클럽 ‘에레보’ PD)PHOTO :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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