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볼보가 이끄는 이상향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40℃로 떨어지는 스웨덴 북부에서는 강에서 얻은 얼음으로 아이스 호텔을 짓고, 호수 한가운데에 아이스 트랙을 만든다. 순수 전기차로 스케이트 타듯 얼음을 지치며 볼보가 안내한 스웨디시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든 시간, ‘Dipped in Blue’.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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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스웨덴 룰레오에서 볼보의 신형 크로스컨트리로 처음 아이스 드라이빙을 경험했을 때도 그랬지만 입춘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1월 말, 예테보리를 거쳐 키루나 공항에 도착하니 눈앞으로 광활한 설국이 펼쳐졌다. 한겨울이 지나 추위가 한풀 꺾였다는 말이 무색하게 눈 쌓인 활주로에 서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공항 안으로 들어서자 마중 나온 스태프가 공항 맞은편 티피로 안내했다. 간단한 점심식사 후 볼보에서 마련한 방한복과 방한 부츠로 갈아입고 개 썰매에 올라 종착지인 아이스 호텔까지 가는 것이 남은 여정. 

 

 

 


발라클라바와 모자로 얼굴과 머리까지 꽁꽁 싸맸는데도 시베리아허스키 11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달리니 온몸이 얼어붙는 듯 굳어갔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썰매를 탄 1시간 내내 일행 모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썰매 한 대에 3명씩 나란히 앉았는데, 머셔가 맨 뒤에 서서 긴 줄을 끌어당기며 11마리의 시베리아허스키에게 방향을 지시하고, 달리고 멈추기를 조정했다. 훈련받은 시베리아허스키들은 머셔와 맨 앞에 선 리더 시베리아허스키를 따라 굴곡진 눈밭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목이 마르면 옆에 쌓인 눈을 먹으면서 달리는 개들이 끄는 썰매에 앉아 오후 3시면 서서히 해가 지는 키루나의 울창한 숲이며 하얀 달, 핑크빛 노을까지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1990년 개장한 아이스 호텔이 보였다. 이곳은 바로 옆으로 흐르는 톤강에서 깨끗한 물을 공수해 만든, 먼지 하나 없는 얼음 블록으로 매년 재건축한다. 해마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아이스 호텔의 다채로운 룸은 자연과 가깝게 지내며,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을 온전히 담은 곳이다.

 

 

볼보의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로 아이스 드라이빙의 진수를 경험했다. 

 

 

얼음 위에서 더욱 빛나는 순수 전기차

다음 날 본격적인 아이스 드라이빙이 시작되었다. 겨우내 눈이 내려 아이스링크 못지않은 스웨덴 도로를 직접 달리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키루나 인근 호수를 정비해 만든 드라이빙 코스는 볼보의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두 대로 슬라럼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실 아이스 드라이빙은 볼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매해 여러 자동차 브랜드가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북유럽의 이국적인 설원에서 신차 성능을 테스트하는 주요 장치로 활용했다. ‘이렇게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도 안전한 차, 스릴 넘치는 주행 상황에서도 드라이빙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차’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이만한 테스트 드라이브도 없기 때문. 하지만 3년 만에 재개한 볼보의 아이스 드라이빙은 기존과는 달랐다. 


일단 순수 전기차로 진행한 아이스 드라이빙은 처음이었다. 무거운 배터리가 바닥에 있어 무게중심이 낮은 순수 전기차는 얼음 위에서도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이고, 고속으로 주행하거나 급하게 커브를 꺾을 때에도 휘청거리는 느낌이 적다. 볼보가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로 두 가지 코스의 슬라럼을 진행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무게중심이 낮고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바로 가속하는 두 대의 순수 전기차는 얼음 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두껍게 언 호수 한가운데가 전기차의 장점을 두루 확인할 수 있는 아이스 트랙으로 바뀌었다. 볼보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로 얼음을 지치듯 슬라럼 테스트를 진행했다. 

 

 

일반도로와 달리 자동차와 노면의 마찰력이 없어 미끄러지듯 주행할 수밖에 없는 아이스 드라이빙이지만, 이번 코스는 얼음 위에 눈 쌓인 구간도 적절히 섞여 있어 더욱 안정적으로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얼음 두께가 약 70cm에 이를 만큼 두꺼운 호수 한가운데는 무거운 차 여러 대가 속도를 높이고 드리프트를 해도 무리가 없었다. 인스트럭터의 시범 주행을 지켜보느라 잠시 내리니 얼굴을 에는 듯한 강한 바람에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차에 돌아오자마자 실내 온도를 높게 올린 것은 물론 시트 및 스티어링휠 모두 열선을 켰다. 잠시 굳었던 몸이 부드러워지니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 S자 코스 주행이 시작되었다. 트랙의 길이는 약 35m. 쇼트 코스의 슬라럼 존에서는 입구부터 50~70km/h로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아 속도를 올린 다음,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핸들링과 액셀러레이터만으로 주행에 집중했다. 여러 대의 차가 간격을 두고 연달아 달리다 급격하게 방향을 꺾은 곳에서는 눈보라가 그림처럼 날리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이후 슬라럼 간격을 넓혀 좀 더 속도를 높이는 스피디한 주행이 이어졌다. 얼음 위 전력 질주를 즐기고 나니 쌓였던 눈이 날아가 꽁꽁 언 빙판이 드러났다. 하지만 핸들링만 제대로 구사한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볼보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잘 달리고, 잘 멈추고,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게 본연의 능력을 드러냈다. 


내연기관에 비해 순수 전기차는 운전 재미가 덜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순간 최고속도로 올라가 오히려 밋밋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터. 하지만 얼음 위에서 경험한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내가 잡은 스티어링휠, 내가 밟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에 집중하게 해 내 의도대로 주행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충분히 보장했다. 

 

 

 

 

자동차 그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키루나에서 아이스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앞서 예테보리를 찾은 것은 볼보자동차 본사와 뮤지엄, 그리고 생산 공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전을 앞두고 본사에서 보낸 100여 장의 PPT에 컬러와 소재, 가구, 조명까지 모두 지정되어 있던 인테리어 자료가 기억나 본사는 어떤 공간으로 꾸며져 있을지 궁금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실제 나무를 잘라 여러 개의 기둥처럼 세운 작은 그린 공간을 가운데 두고 파스텔 톤의 소파와 테이블, 러그가 놓인 로비가 눈에 뜨였다. 일반 회사보다 집에 온 듯한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역시 건물 입구나 로비와 마찬가지로 밝은색의 루이스 폴센 펜던트 조명이나 헤이 의자 등 북유럽 인테리어의 정수를 느끼게 하는 가구 덕분에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비에른 앤월(Bjorn Anwall) CCO 겸 부사장은 볼보의 브랜드 본질에 대해 “우리의 목적은 ‘움직일 수 있는 자유(Freedom to Move)’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소개하며 “우리는 이러한 요소를 개인적이고(Personal), 지속가능하며(Sustainable), 안전한(Safe) 방식으로 충족시키고자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 복도를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어떤 엔지니어와도 이야기해보면 과거 안전에 대한 신념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관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도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내고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신체적 안전뿐 아니라, 심리적 안전까지 선사해 사람들이 온전히 자신다운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짐 로완 볼보자동차 CEO(위)와 비에른 앤월 볼보자동차 CCO 겸 부사장(아래). 

 

 

볼보의 안전 센터 책임자 토마스 브로버그(Thomas Broberg)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브랜드 최초의 7인승 전기 SUV ‘EX90’을 통해 볼보자동차가 한 단계 진보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의 사고 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차 사고 사망의 원인 중 첫 번째는 속도, 두 번째는 음주 운전, 세 번째는 안전벨트 미착용이다. 볼보자동차는 사망자 0이 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EX90을 설계할 때도 운전자가 음주 운전이나 졸음 운전을 하진 않는지 면밀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운전자가 사고를 낼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향후 방향성이다.”


실제 디자인센터에서 직접 살펴본 EX90은 끊기지 않는 유려한 곡선으로 공기역학 효율성을 개선한 외장 디자인과 날렵한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 히든 타입 LED 헤드램프 등을 갖춘 세련된 순수 전기 SUV였다. 최초 공개 행사에서 짐 로완(Jim Rowan) 볼보자동차 CEO가 “본격화된 전기차 시대에도 볼보의 가치는 여전히 안전과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에 둘 것”이라고 말한 의미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EX90은 PET 병과 같은 재활용 소재로 만든 직물,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산림에서 얻은 바이오 소재로 만든 신소재 ‘노르디코(Nordico)’를 사용했다. 또한 FSC™ 인증을 받은 우드 패널과 따뜻한 느낌의 백라이트로 스칸디나비아 거실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동물 복지와 환경,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엄격한 지속가능성 표준에 따라 인증된 울 혼방 시트 옵션을 제공해 볼보가 생각하는 브랜드 가치를 보여준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볼보 ‘EX90’의 인테리어. 

 


키루나에서 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짐 로완 CEO는 볼보를 ‘기술 기업’이라고 이야기했다. “차세대 모빌리티에 쏟아지는 신기술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우리는 기술 회사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럭셔리 자동차가 아닌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다. 블링블링한 면모를 과시하기보다 진정한 프리미엄을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그는 고객이 운전하기 좋은 차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운전하기에 즐겁고 안전한 차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Volvo for Life’는 차량의 안전 요소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차량의 라이프스타일적인 혜택이라는 뜻도 지녔다. 앞으로 볼보자동차가 꾸준히 진보하면서 지속가능한 자동차, 안전의 브랜드를 넘어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남에 따라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과 지속가능성,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비전을 제시하는 볼보자동차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적인 회사가 될 계획을 갖고 있으며, 2030년까지 완전히 전기차만 생산하는 제조업체가 될 예정이다. 짐 로완은 궁극적으로는 최대한 ‘카본 제로’로 가려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고 복잡하다. 단순히 차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것, 우리가 회사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에 관한 것이다. 차에 적용하는 소재뿐 아니라, 우리가 차를 어떻게 생산하는지 그리고 공급사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우리와 동일한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장려하는지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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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영채PHOTO :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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