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놓치면 후회할 거장의 전시 6선

서울의 아트 신은 여전히 뜨겁다. 올봄 지나치면 안 될 거장의 전시 6선.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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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2010, 나무, 유리섬유, 폴리우레탄 고무, 천, 옷, 신발, 78.5x151x80cm.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2 ‘아홉 번째 시간’, 1999, 실리콘 고무, 머리카락, 옷, 십자고상, 액세서리, 돌, 카펫, 가변 크기.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3 ‘코미디언’, 2019, 생바나나, 덕테이프, 가변 크기.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4 지하 1층 전시 전경.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5 1층 전시실 모습.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6 ‘무제’, 2001, 플래티넘 실리콘, 에폭시 유리섬유, 스테인리스 스틸, 머리카락, 옷, 신발, 가변 크기.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7 ‘모두’, 2007, 카라라 대리석, 가변 크기. Courtesy of Maurizio Cattelan, 사진: 김경태.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흰 벽에 덕테이프로 고정한 바나나.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일 것이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 ‘작품’으로 출품 후 누군가는 그것을 먹어버리고, 누군가는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등 일련의 사건이 격렬한 논쟁을 불렀으니 말이다. 이처럼 늘 떠들썩한 소동을 일으키는 현대미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이 7월 16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에 따르면 “‘바나나 작가’로만 알려졌던 카텔란을 제대로 알게 될 기회”다. 개인전에서도 고작 두세 점 정도만 전시하던 그가 총 38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는 아주 이례적이라고. 

전시장 지하 1층에는 작가의 자전적 형상이 다수 배치되어 있다. 그를 닮은 조각이 벽에 걸려 있거나, 바닥에서 머리를 내밀고, 자전거를 타고 전시장을 돌아다닌다. 전시 제목과 동일한 ‘우리(2010)’는 두 명의 카텔란이 까만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는 작품이다. 1층 전시실에는 성조기를 새긴 검은 판에 실탄을 사격한 ‘밤(2021)’, 거대한 비석에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패배 스코어를 기록한 런던 전시작 ‘무제(1991)’, 뉴욕 시민들이 9·11 추모 메시지를 남긴 페인팅을 활용한 ‘유령(2021) + 발견된 작품’ 등 공감과 연대를 주제로 하거나 블랙코미디를 녹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빨간 카펫이 깔린 2층에는 강렬하고 도발적인 대표작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작│모두(2007) 2층 전시실 한가운데 놓인 흰 천에 덮인 형상. 주검을 연상시키는 대리석 조각은 최근 벌어진 10·29 이태원 참사,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등 사회적 참사와 재난을 소환하며 관람객을 일순 얼어붙게 만든다. 양감 있는 형태로 재현된 죽음 앞에서 가볍게 발길을 돌리기란 쉽지 않다. 

 

 

1 ‘자유낙하’, 1994, 에치젠 고조 기즈키 종이에 요판 인쇄, 포토그라비어, 에칭, 드라이포인트, 84.5x106.7cm. ⓒ키키 스미스,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2 ‘라스 아니마스’, 1997, 아르슈 앙투카 종이에 요판 인쇄, 포토그라비어, 152.7x125.1cm. ⓒ키키 스미스, 유니버설 리미티드 아트 에디션 제공. 3 ‘하늘’, 2012, 면 자카드 태피스트리, 287x190.5cm. 매그놀리아 에디션 직조. ⓒ키키 스미스,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리처드 개리. 4 ‘푸른 소녀’, 1998, 실리콘 청동, 가변 설치. ⓒ키키 스미스, 페이스 갤러리 제공. 사진: 엘런 페이지 윌슨. 5 전시 전경 ⓒ김윤재.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키키 스미스
<자유낙하>

조각, 판화, 드로잉, 사진, 영상, 아트북, 태피스트리 등 매체를 오가고, 인체, 장기, 분비물, 동물, 동화, 종교 등 주제를 넘나드는 키키 스미스(Kiki Smith)의 궤적은 종잡을 수 없다. <자유낙하>라는 전시 제목처럼 그는 예술 세계에 몸을 내던진 채 종횡무진하는 것처럼 보인다. 3월 1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에는 신작을 포함해 지난 40여 년간의 기록일 작품 140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3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동화, 설화, 종교 등을 모티프로 한 ‘이야기의 조건: 너머의 내러티브’, 판화와 사진을 통해 스스로를 탐구한 ‘배회하는 자아’, 주제의 다양성이 드러나는 ‘자유낙하: 생동하는 에너지’ 순이다. 1층 메인 전시실은 곡선형 가벽을 설치하여 산책하듯 거닐 수 있는 동선으로 설계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베니스의 강 표면에 비친 빛을 사진-판화로 새긴 ‘세상의 빛’에서 출발하여 늑대의 배를 가르고 나온 여성을 조각한 ‘황홀’에 이르게 된다.

대표작│‘자유낙하’(1994) 작가를 촬영한 사진을 동판에 옮겨 사포로 문지른 뒤 새긴 작품. 종이가 펼쳐진 채 전시되어 있지만 본래 직접 책을 열어 종이를 펼치며 감상하는 형태다. 자신의 몸을 소재로 하는 대담함과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는 도저한 실험 정신이 드러난다. 

 

 

1 두 작가의 작품이 교차하는 전시장 풍경.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2 색으로 거듭 층위를 쌓은 김택상의 다색화.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3 헬렌 파시지안, ‘Untitled’, 2018, Cast Epoxy with Acrylic, 6inches, 15.2cm (diameter).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4 헬렌 파시지안, ‘Untitled’, 2019, Cast Epoxy with Resin, 6inches, 15.2cm (diameter).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헬렌 파시지안 & 김택상 
<Reflections and Refractions>

1960년대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기수 헬렌 파시지안(Helen Pashgian)과 한국 포스트 단색화의 대표 작가인 김택상이 만났다. 리만머핀 서울이 두 작가의 2인전을 개최한 것이다. 테마는 ‘반영과 굴절’. 파시지안은 산업 재료를 활용한 조각이, 김택상은 용액을 부어 스며들게 한 단색화가 대표작이지만, 빛의 속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여정이 겹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파시지안의 ‘구(Spheres)’ 연작은 구 형태의 조각에 서로 다른 색채를 입힌 작품이다. 빛이 반사되고 굴절되기에 리듬감이 생겨난다. 물과 빛의 성질에서 착안한 김택상의 ‘숨빛’ 연작은 빛의 농담을 한 화면에 담아 일렁임을 자아낸다. 전시는 3월 11일까지.

대표작│‘Aurora-23-N1’(2023) 김택상의 신작으로, 제목처럼 오로라가 펼쳐진 하늘을 보는 듯하다. 투명한 푸른빛이 지배적인 가운데 초록, 분홍, 보랏빛이 묘연하게 중첩된다.

 

 

 

1 ‘선동 연설’, 1968년 6월 7일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 ‘예술과 혁명’ 행사, 에른스트 슈미트 필름 ‘예술과 혁명’ 스틸 컷, 16mm, 흑백, 컬러, 무음, 2분. ⓒ페터 바이벨 2 베른트 린터만, 페터 바이벨, ‘YOU:R:CODE’, 2017, 인터랙티브 컴퓨터 기반 설치, PC 4대(리눅스, 사용자 지정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 심도 카메라 4대, 스크린 4대, LED 조명, 거울, 오디오 제너레이터,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 ZKM 컬렉션. ©ZKM, 사진: Felix Grnschloß 3 다원공간에 설치된 영상 작품 ‘다원성의 선율’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개념미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 그리고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의 수장인 페터 바이벨(Peter Weibel). 그에게 예술이란 단순히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일종의 인식 과정이다. 이 같은 가치관을 고수하며 행위 예술과 퍼포먼스, 확장 영화, 미디어 아트 등 매체 실험을 지속해온 바이벨의 회고전이 5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예술과 과학을 넘나드는 그의 초기 작업은 오늘날의 스마트폰, 증강현실, 셀피 등을 예견했다고 평가받는다. 2층의 관객 참여 작품은 의심한 적 없던 인식 체계에 질문을 던지며 균열을 일으킨다.

대표작│‘YOU:R:CODE’(2017) 과학자이자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인 베른트 린터만(Bernd Lintermann)과의 협업 작품. 4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되며, 관람객이 카메라 앞에 서면 기계가 바코드를 읽듯 개인을 코드로 변환해 송출한다. 이때 작품의 제목은 ‘당신의 코드(your code)’, 그리고 ‘당신은 코드입니다(You are code)’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1 ‘봄이 오면’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 국제갤러리 1관 전경. 노란 벽면의 모서리가 잘린 형태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3 ‘꽃이 피면’,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60×80×81.5cm, 160×5×1.5cm (1 bar).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홍승혜
<복선을 넘어서 II>

포토샵을 활용해 픽셀의 세계를 구축해온 홍승혜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2004년 <복선을 넘어서>의 후속 전시로, 이번에는 작가가 새롭게 배운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구사했다. 도구를 ‘갖고 논’ 결과 프로그램의 마술봉 툴이 작품이 되는가 하면, 모서리가 잘린 색면으로 벽을 채워 앙리 마티스에 대한 오마주를 완성했다. 또한 평면을 벗어난 작업까지 만나볼 수 있다. 3월 19일까지.

대표작│‘봄이 오면’(2023) 국제갤러리 3관을 채운 설치 작품으로, 영상과 사운드, 조각 등을 아우른다. ‘꽃잎’ 조각이 흩날리는 가운데 픽토그램 무용수 다섯 쌍이 춤을 추고, 무지갯빛 도형이 영상으로 투사된다. 흐르는 사운드 역시 작가가 개러지밴드 프로그램으로 직접 작곡했다.

 

 

 

왼쪽 벽면의 설치 작품이 ‘Marble Han River Dam’이다. Photography Courtesy Pace Gallery.

 

 

마야 린 
<Nature Knows No Boundaries>

‘자연은 경계를 모른다.’ 생태주의 작업을 지속해온 작가이자 환경운동가 마야 린(Maya Lin)의 개인전 제목이다. 페이스 갤러리 서울이 개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두드러진다. 인간이 만든 인위적 경계를 초월해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강줄기라는 동일한 소재를 각기 다른 재료로 구현해 실험을 꾀했다. 재활용 은과 스테인리스스틸 핀, 그리고 옥빛 유리구슬이 저마다 어떤 효과를 낳는지 직접 확인해볼 것. 페이스 갤러리 서울 1층에서 3월 11일까지 진행된다. 

대표작│‘Marble Han River Dam’(2022) 재활용 유리구슬로 한강의 흐름을 정교하게 형상화했다. 구슬의 푸른 빛깔과 표면의 반짝임은 물의 속성과도 유사해 강물을 들여다보듯 주의 깊게 바라보게 된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전시

 

 

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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