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흐름을 바꾸는 젊은 기획자

전시의 구성과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는 요즘, 색다른 기획으로 주목받는 젊은 기획자 3인을 소개한다.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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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살고있는 단독주택을 활용해 홈갤러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확장한 워키토키 갤러리 임나리 대표.
 

 

홈갤러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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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지난 11월, 서대문구 홍은동 주택가에 ‘워키토키 갤러리’를 알리는 깃발이 세워졌다. 월간 <디자인> 에디터를 거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최근 <MATTER> 편집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임나리 대표가 자신의 단독주택 1층을 홈 갤러리로 활용해 논픽션홈과 함께 첫 번째 전시 <단어의배열>을 열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갤러리로 활용하다니, 놀라워요. 원래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가구는 부피가 크고 가격도 있으니까 직접 보는 게 중요하잖아요.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 정보를 보고,구매를 염두에 두거나 실제로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오프라인 전시까지 하는 개념이죠. 브랜드 관련 일을 하면서 우연히 찾은 단어가 ‘워키 토키’인데, 이번 전시가 ‘디자인 워크 앤드 토크’잖아요. 이걸 귀엽게 발음한 것이 ‘워키토키’이고 무전기라는 뜻도 있으니까 걸으면서 가볍게 얘기하는 대화처럼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소비자와 재미 있는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갤러리 안에서 전시를 보고 사람들과 대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워키토키 갤러리’라고 이름 지었어요. 홈 갤러리를 열겠다는 결심이 서고 디자인 스튜디오 플랏엠을 찾아갔어요. 플랏엠은 논픽션홈이라는 가구 운동을 펼치는데, 집에서 그들의 가구를 사용하다 보니 그들이 ‘찐’임을 알게 되었거든요.

플랏엠이 전시에 대한 영감을 준 셈이네요. 맞아요. 20년동안 디자인 신을 봐왔는데 요즘 가구 디자인은 변별력 없이 비슷비슷한 이미지가 많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누가 중요하고, 누가 원조인지, 진짜 자기만의 생각을 디자인 과정에 적용하고 결과물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인지, 그냥 이미지를 차용해서 ‘복붙’하는 사람인지 구분하는데 일반 사람은 알기 어려울거 같더라고요. 홈 갤러리를 구상하면서 큐레이터, 기획자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어요. 저는 설계자로서의 디자이너, 도면을 그리는 사람, 디자인 사고를 문서로 소통 할 수 있는사람,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있는 사람, 사물이 스타일이 아니라 태도가 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선정해서 그들의 면모를 보여 주는것을 콘셉트로 잡고 일년에 4번 전시 할 생각에 2023년 라인업도 다 정해뒀어요. 

 

 

 

 

1 임나리 대표의 작업실에 배치한 논픽션홈의 나리 의자. 2 그녀의 집 거실에는 아이들의 그림과 글씨를 담은 오브제를 설치했다. 3 디자이너가 본인의 디자인에 대해 직접 얘기하는 형식으로 전시를 소개한 사물의 비주얼 에세이는 임나리 대표가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4 거실과 부엌 사이에는 논픽션홈의 정식장을 배치했다. 


 

전시 가구는 어떻게 선정했나요? 2017년 이 집으로 이사하면서 플랏엠에 부엌을 디자인해 달라고 했어요. 재건축 지역이니까 나중에 떼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죠. 그런데 이분들이 10여 년 동안 상공간 인테리어를 하면서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을 보니, 원래 있던 것 들을 그대로 두고 가구 설치로 공간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관찰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해서 부엌 다음엔 거실에 둘 테이블도 요청 했어요. 저희 집 거실 구조가 입구는 좁은 반면, 들어오면 확 넓어지는 구조라 테이블도 좁았다가 넓어지는 식으로 디자인했어요, 테이블에 맞는 의자도 만들고요. 이 의자는 두께 조절이 가능해요. 의자 두께만으로도 전체 인상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우리집 버전에서 두께 조절을 하며 ‘나리씨 의자’라고 부르다가 그냥 ‘나리 의자’가 됐어요. 

 

공간을 보고 가구를 정한 건가요? 아님 가구를 먼저 고려했나요? 가구를 먼저 보고 공간을 정했어요. 2층은 가정집이라 오픈하기 어렵고 부엌은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1층의 거실과 작업실 딱 두 곳을 활용했죠. 사진만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용도 말고,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에 가구를 두자 생각했어요. 가구가 간직한 내용이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 싶어 도면과 가구에 대한 간략한 에세이를 벽에 붙여 시각화하고, 풀 버전의 이야기는 의자에 앉아 읽도록 했고요. ‘사물의 비주얼에세이’는 제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거예요. 디자이너가 본인의 디자인에 대해 직접 얘기하는 형식. 전시 제목이 <단어의 나열>이잖아요. 디자이너가 쉬운 단어로 배열한 문장이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듯 가구를 배열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곳에선 직접 전시 가구에 앉아 디자이너가 영감을 받은 책들도 둘러보고, 디자이너가 직접 선정 한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을 같이 들으며 가구를 보면 디자이너가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어 가구를 훨씬 더 이해하기 쉬운거죠. 

 

앞으로의 계획은? 시작은 좀 늦게 했어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며 옥석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에디터와 기획자는 비슷한거 같아요.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잡일을 많이 하니까요(웃음). 

 

 

 

 

 
2020 릴리체어 50주년 전시에 이어 2022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로 주목받은 차정욱 대표

 

 

한국적 요소를 녹여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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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욱 

 

 

건축을 공부하고 공공기관과 기업재단에서 공예, 디자인 영역의 상품 개발, 전시 기획 등의 업무를 해온 차정욱대표는 독립한지 7년차에 접어든 기획자다. 2020년 릴리체어 50주년 기념 전시에 이어 2022년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를 연달 아맡았으며 한국 전통 공예장인, 디자이너와 협업한 프로젝트에서 발군의 기획력을 자랑한다. 

 

2022년 하반기 가장 화제를 모은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가 2023년 1월 초까지 전시를 연장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리츠한센의 주요 전시를 연달아 맡은 기획자로서 더욱 뜻깊겠어요. 2020년에 릴리체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 150주년 전시에서도 프리츠한센이 저에게 믿음을 보이며 많은 부분을 맡겨 무리없이 진행 할 수 있었어요. 오랫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프리츠한센과의 협업이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프리츠한센에서 전시 기획을 의뢰하며 어떤 요구를 했나요? 릴리체어 탄생 50주년 기념 전시는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릴리체어 오마주였다면, 이 번 150주년 기념 전시는 프리츠한센의 히스토리를 담는 것과 한국의 콘텐츠를 함께 녹여낼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릴리체어 전시에서 ‘한국적’ 이라는 해석은 외적으로 드러나기보다 내면에서 오랜 시간 응축되었다가 자연스럽게 내비치는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한 가지 물성을 오랫 동안 탐구하며 작업해온 다섯 디자이너와 협업했는데 그들의 정적인 작업무드를 ‘고요함 속의 움직임’으로, 아직 미완일 수 밖에 없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고민을 ‘불완전한 아름다움’이라는 테마로 풀어냈죠. 반면에 이번 전시는 150주년 역사를 짜임새 있게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쪽빛에 그 체어를 선보인 국가무형문화재 정관채 염색장을 비롯해 나전 칠기 기법과 옻칠로 릴리, 그랑프리, 앤트 의자를 장식한 정수화 칠장, 대나무 껍질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엮어 폴키에르홀름의 디자인인 PK24 셰즈 롱그와 PK65 탁상을 꾸민 서신정 채상장, 스완 체어에 자수로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새겨 넣은 최정인 자수장 등장인들의 협업 작품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프리츠한센의 150년 히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오랜 시간 숙련된 장인의 손기술로 제품이 완성되는 공예문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창작자와 협업하며 내보이는 탐구 정신을 담는 데 주력했습니다. 프리츠한센의 공예 문화는 물론 한국의 공예 문화도 함께 알리고 싶어 프리츠한센 제품에 한국 공예 장인들의 공예 정신과 기술을 적용한 것이지요. 

 

르동일, 최형문, 이석우 디자이너는 프리츠한센에 새로운 오브제를 제안했습니다. 협업한 디자이너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기전에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이나 기획을 충분히 설명하며 서로 공부할 시간을 갖는 편이에요. 세 명의 디자이너에게 전략적으로 특정한 아이템 영역을 지정했고, 그 영역안에서 개발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디자인 개발을 하면서 프리츠한센의 기존제품과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고민했죠. 서로 영감이되는 책이나 다른 프로젝트도 많이 주고 받았고요. 

 

 

 

1 2022년 하반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프리츠한센 150주년 전시에서는 프리츠한센의 주요 작품을 세밀하게 정리해서 소개했다. 2 우리 공예 작품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은 프리츠한센 150주년 전시. 3 르동일 디자이너의 조명이 어우러진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 공간. 전략적으로 아이템을 지정해 프리츠한센 제품과 조화로운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다.

 

 

 

‘문화역 서울 284’라는 장소와 전시의 톤앤매너가 조화롭다고 생각합니다. 이 공간을 통해 어떤 것을 강조하고 싶었나요? 문화역 서울 284로 온 가장 큰 이유는 서울역이 가지고있는 히스토리와 공간의 웅장함이 프리츠한센의 히스토리, 제품 특유의 우아함과 어우러져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각 공간별로 소재, 조형, 마감등이 다양해 단계별로 풍부한 전시 관람 경험을 제공 할 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그생각이 잘 맞아떨어졌어요. 

 

한국에 앞서 일본과 덴마크에서 진행한 프리츠한센 150주년 전시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일본에서는 유서 깊은 쿠단 하우스에서 프리츠한센의 제품들을 디스플레이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헤닝 라르센 건축사무소와 덴마크 디자인 박물관의 그뢴네가든에 세운 파빌리온에서 프리츠한센 제품들로 공간을 연출했고요. 전 이번 전시를 의뢰받았을 때 단순히 제품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연출로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일반 관람객에게 어떻게 하면 긴 역사를 이해시킬 수 있을지, 어떤 매체로 전달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고 한국 기획팀에서 오랫동안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직접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공예 문화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준비한 것이죠. 

 

2023년에는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나요? 지금 계획 중인 일은 건축가 조병수 선생님이 감독을 맡은 서울 도시 건축 비엔날레의 협력 큐레이터팀에서 큐레이팅 업무와 서울시립대학교 배형민 교수님이 감독을 맡은 광주비엔날레-폴리에서의 큐레이팅 업무입니다. 두 비엔날레 모두 2023년 하반기에 개막을 앞두고 있어요. 또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기획, 헤리티지를 정리한 책, 제품 개발을 위한 기획등도 있고요. 

 

앞으로 ‘기획자 차정욱’으로서 어떤 이력을 쌓고 싶나요? 기획자도 디자이너처럼 여러가지 갈래로 나뉩니다. 편집자 성향, 디자이너 성향, 매니저 성향. 저는 스스로를 매니저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장에는 디자이너들의 다양성에 비해 다양한 기획자가 존재하지 않는것 같아요. 다양한 기획자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장점을 잘살려 기회를 주고 받으며 함께 일하고 싶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기획과 디자인, 결과물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만큼 경험의 질도 풍부해질 테고요.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마이테이블에 이어 커뮤니티& 숍 월을 운영하는 조성림 대표. 

 

 

취향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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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림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마이테이블’을 운영하는 조성림 대표는 단행본 <오래 쓰는 첫 살림>, <도쿄 카페 여행 바이블> 등을 발간한 데 이어 전시 기획자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디지털에서 운영한 캠페인을 오프라인에서도 보여주고자 2019년 삼청동 골목 안 한옥을 빌려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 숍 ‘월(WOL)’을 열어 자신의 취향을 녹여낸 라이프스타일 전시를 제안한다.

 

처음 월의 오픈 소식을 들었을 때 왜 삼청동 한옥일까 궁금했어요. 한옥에 대한 로망이 있다 보니 우리의 공간이 한옥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 했어요. 우연히 삼청동에 들렀다가 부동산에 가 봤는데 처음 보여준 곳이 여기예요. 계단에서 내려오며 보니 통창으로 내부가 보이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계약했어요. 

 

월에서의 전시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오래 쓰는 첫 살림>이라는 책을 썼을 때가 결혼한 지 5, 6년 차 정도였는데, 그동안 느낀 건 제가 요리를 좋아하지만 그보다 요리를 담는 그릇을 더 좋아 하는 사람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쓰면서 좋았다고 생각한거, 예쁘다고 느낀 것을 좀 더 진정성 있게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시작했어요. 일본 여행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타다후사 칼을 한국에 소개한 것이 월의 첫 번째 전시였고요. 제가 좋아하는 것 들을 저와 취향이 비슷한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월의 전시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오나요? 초반에는 크게 홍보를 하지 못하다 보니 제 인스타그램에서 인연이 된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점점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타다후사 칼은 물론 이기조 작가의 백자, 박미경, 민덕영 작가의 와인 도구전, 빈티지 가구까지 전시 주제도 다양해 졌는데 이공간자체가 대표님의 취향을 보여주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름의 맛’ 같은 전시는 저희 회사의 20대 직원들이 좋아하는 테마로 기획했는데 대부분은 제가 메인 기획을 맡다보니 제 취향이 드러 나는것 같아요. 제가 잘모르는것을 소개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직접 써보고 좋다고 느껴야 다른분들에게도 권할 수 있으니까요. 또 전시 공간이 넓지 않고 세트를 바꾸는데에 제약이 있다 보니 매전시가 비슷해 보일 수도 있어 아예 가구를 다 빼거나 컬러를 어둡거나 밝게 조절하는등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어요.

 

 

 

 

1 월의 첫번째 전시는 타다후사의 칼이었다. 2 와인 도구전을 통해 소개한 박미경 작가의 작품. 지난 10월에는 코엑스에서 열린 크래프트 서울의 특별 기획관 디깅숍을 기획했다.  우연히 찾은 삼청동 한옥의 통창에 반해 월을 오픈하게 되었다.  

 

 

전시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보통 1년에 4~5번 전시를 기획해요. 2, 3개월에 한 번씩 기획전을 여는 셈이죠. 2023년에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큰가구나 식물등 기존에 하지 않았던 주제도 생각하고 있고요. 


월만의 테마나 콘셉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제 취향을 반영하다 보니 테이블 위에 보여주는 식기에 많이 치중되긴 했어요. 처음에는 기존 이미지만 고수하는게 아니라 굉장히 다른 것을 해보려고도 했는데 3, 4년 정도 이곳을 운영하다 보니이게 저희의 색깔이 된거 같아요. 


전시 기획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프랑스나 일본 등 자주 가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전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최근 도쿄와 교토를 2, 3 년 만에 갔더니 자주 찾던 곳인데 많은 것이 바뀌 었더라고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보고 한국의 작품, 제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난 10월에는 월을 벗어나 코엑스에서 열린 ‘크래프트 서울’의 특별 기획관 디깅숍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MBTI 하듯 좋아하는 소재, 크기, 용도를 체크하면 거기에 맞춰 분류된 섹션에서 자신의 컵 취향을 발견하는 콘셉트가 흥미로웠어요. 외부 전시를 기획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재미있을 거란 생각에 맡았는데 작은 공간에서만 하다 큰 공간으로 가니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MZ세대가 좀더 쉽게 공예에 접근 할 수 있도록 만든 페어인 만큼 하이브로우의 플립박스 수백개를 벽처럼 세워 제로 웨이스트 부스로 만드는등 흥미로운 시도를 해봤어요. 기존에 함께하던 작가는 물론 눈여겨 봤던 작가들과도 함께해 저스 스로도 더 재미를 얻을 수 있었고요. 

 

월은 전시를 보고 현장에서 바로 구매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인데요. 전시 콘셉트에 맞는 것과 잘팔리는것을 찾는 점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나요? 아름답게 보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판매도 이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일본에 있는 김동희 유리작가는 지난해 월과 한 전시가 국내에서 최초로 한 것이었는데, 어떻게 작품을 보여줄까 고민하다 ‘쓰임’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어요. 작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사진과 영상촬영을 하고 홍보도 열심히 해서 좋은결과를 얻었어요. 차 도구 전에서는 경남 하동의 찻집 ‘호중거’의 선생님이 차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월외에 또 다른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얼마전 이사한집 한쪽면에 장식장을 짜넣었는데 그걸 활용해 홈갤러리를 하면어떨지 생각했었어요. 실제 누군가 사는 집처럼 한쪽에는 침대도 있고 밥먹는 공간도 있고 카펫도 깔고 그렇게 연출해보면 어떨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요. 사생활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아 집에서의 전시는 살짝 접어뒀지만 해외에서의 전시는 좀 더 준비해서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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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영채PHOTO :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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