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몽클레르 크리에이티브&윈도 디렉터 마우리치오 아치몬티의 우아한 보금자리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다하는 삶이 궁금하다면 밀라노 근교에 자리한 마우리치오 아치몬티의 집을 주목해보길.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디자인&아트 컬렉터, 그리고 유명 애견인이다. 세 개의 자아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우아한 보금자리.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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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 크리에이티브&윈도 디렉터이자 아트 컬렉터인 마우리치오 아치몬티가 다이닝룸에 앉아 있다. 테이블은 건축가 실비오 코폴라(Silvio Coppola)가 베르니니(Bernini)를 통해 1964년 발표한 디자인으로 앤티크 및 빈티지 디자인 전문 딜러, 파인아트 바이 디 마노 인 마노(FineArt by Di Mano in Mano)에서 구입했다. 

 

 

프랑스 산악용품 브랜드에서 출발한 몽클레르(Moncler)가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하우스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지금까지 크리에이티브&윈도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마우리치오 아치몬티(Maurizio Azzimonti). 패션 분야에서 20년 넘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 남자는 몽클레르를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대중 친화적 존재로 만든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초로 구스다운 재킷을 출시한 브랜드의 역사적 의미에 초점을 맞춰 고급 다운 재킷 디자인에 주력, 전에 없던 새로운 패션 장르를 창조한 몽클레르는 이를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슴 따뜻한 겨울 동화 혹은 미래적인 공상과학 영화처럼 그려내며 환상과 감동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이 모든 미장센 뒤에는 마우리치오의 상상력과 손길이 존재한다. “저는 분야를 막론하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것,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디자인과 예술에 있어서도 고전에서 모던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두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카라바조(Caravaggio)입니다.” 대담하고 개성 넘치는 구성,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연극적인 강렬한 명암 대비를 통해 고전주의와 선을 긋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구사해 이탈리아 바로크 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카라바조. 이렇게 실험 정신이 특출한 예술가를 흠모하고 경외하는 마우리치오는 지난 2016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네 마리 개와 사는 애견인인 그는 뜻이 맞는 파트너와 함께 반려견을 위한 럭셔리 패션&액세서리 브랜드 ‘폴도 도그 쿠튀르(Poldo Dog Couture)’를 만들었다. 이른바 ‘Made in Italy Style’을 표방하는 폴도 도그 쿠튀르는 설립과 동시에 몽클레르와 협업해 세상에 없던 강아지 패딩 재킷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저는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움직임이 자유로우면서도 시크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보호받으며 양육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폴도 도그 쿠튀르는 모든 종류의 개와 강아지에 맞춘 패션 디자인을 추구하죠. 부드럽고 가벼우며 견고한 첨단 소재를 사용하고 이탈리아 특유의 타임리스 디자인으로 세련된 멋을 추구하는데, 이는 몽클레르의 패션 철학과 일치합니다. 몽클레르 역시 강아지 패션 컬렉션을 사람의 옷과 똑같이 개발하고 싶어 했기에 폴도 도그 쿠튀르와 협업 관계가 되었지요.” 몽클레르의 디렉터로 재직하면서 강아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마우리치오는 최근 개인 삶에 있어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했다. 그레이트데인(Great Dane) 두 마리와 브라코(Bracco) 그리고 불도그까지 4마리 대형견을 키우며 도심 주거 환경에 한계를 느낀 마우리치오는 오랜 시간 살았던 밀라노를 벗어나 정원이 있는 주택으로 이주한 것. 밀라노 도심에서 차로 20분 떨어진 근교에 자리한 주택은 시골에 온 듯 평화로운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데다 20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은 아예 새로 지어야 할 만큼 낡은 상태였던 터라 취향과 스타일이 확고한 마우리치오에겐 최적의 조건이었다. “원래 이 집은 층과 바닥이 없는 테라스 하우스 스타일의 건물이었어요. 덕분에 실내는 제가 상상하는 대로 마음껏 그려낼 수 있겠다 직감했죠.” 

 

 

계단이 있는 복도 코너에는 1950년대 빈티지 암체어와 19세기에 제작된 파우누스 브론즈 조각이 놓여 있다. 

1, 2 거실에 놓인 사이드보드는 1960년대 빈티지, 노구치(Noguchi) 테이블은 1940년대 디자인. 사이드보드 위에 놓인 클라우드 베이스는 18세기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Ludwigsburg)에서 제작된 앤티크, 커피 테이블 위 동물 조각은 앙리 프라탱(Henry Fratin) 작품으로 19세기 초 제작된 것이다. 파인아트 바이 디 마노 인 마노(FineArt by Di Mano in Mano)에서 구입했다. 

 


패션 하우스의 윈도 디자인 디렉터인 만큼 별도의 디자이너나 건축가 도움 없이 집을 직접 개조한 그는 직업적 특기와 사적인 취향을 절묘하게 조합해 이상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우리 집 배경은 제가 2015년에 몽클레르 디스플레이를 위해 디자인한 벽지를 재활용한 것이고 가구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1940~60년대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 컬렉션으로 선별하고 조합했습니다.” 개방감을 강조한 구조, 셰브런 마루와 웨인스 코팅 벽면 등 클래식한 마감을 적용한 공간은 전체적으로 갤러리 같은 우아한 분위기가 흐르고, 여기에 마우리치오의 디자인, 아트 컬렉션이 더해지면서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다. 정확한 시기를 언급할 수 없지만 평소 앤티크, 모던 클래식 디자인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던 그는 오랜 기간 가구와 아트 작품을 모았고, 그 결과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빛나는 결실을 맺었다. 

 

 

밀라노 외곽에 자리한 집은 다락방처럼 꾸민 최상층 덕분에 전원 속 고택처럼 느껴진다. 게스트 룸으로 운치 있게 꾸민 이 공간은 모던 앤티크 스타일을 지향하는 집주인의 취향이 집약된 곳으로, 특히 하프는 럭셔리하고 유서 깊은 느낌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수집품 중 하나다. 네오고딕 스타일 하프는 1911년 에라드(Erard) 제작, 침대는 1950년대 빈티지, 침대 하단에 놓인 트렁크는 각각 1950년대 빈티지, 루이 비통 제품. 왼쪽 코너에 놓인 이젤은 1850년대 영국 빅토리언 시대 앤티크, 트렁크 위에 놓인 동물 조각은 앙리 프라탱 작품. 모두 파인아트 바이 디 마노 인 마노(FineArt by Di Mano in Mano)에서 구입했다.

 


“앤티크나 빈티지 디자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나 마찬가지라 언제나 새롭고, 나이도 먹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창의성을 중시하는 그의 심미안을 통해 선별된 컬렉션은 1700년대 도자기부터 19세기 아트워크, 가구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아주 넓은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전문 감정사들로부터 가치를 검증받았다는 점이다. 컬렉션을 위해 수많은 앤티크, 빈티지 숍 그리고 플리마켓을 두루 경험한 마우리치오는 가구 전문가와 예술사가, 복원가 등이 팀을 이룬 ‘파인아트 바이 디 마노 인 마노(FineArt by Di Mano in Mano)’를 통해 타임리스 디자인 가구부터 예술성과 희소성을 두루 갖춘 소품을 만날 수 있었다고. 덕분에 시공을 초월해 한자리에 모인 마우리치오의 컬렉션은 우아함의 결정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일례로 그가 다락방처럼 만든 게스트룸에는 미드센추리 모던 가구부터 18세기 도자기, 그리고 귀족적인 하프 악기 등이 맥락 없이 놓인 듯하지만 알고 보면 이는 마우리치오가 심혈을 기울인 인테리어 디자인이다. “저의 수집 기준은 본능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과 상징적인 디자인, 딱 두 가지예요. 그리고 이 둘을 함께 놓았을 때 상호보완이 되는 것을 중시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풍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정서가 감도는 다락방에 놓인 앤티크 하프는 다소 엉뚱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하프가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아름다운 선율의 에너지 덕분에 공간은 한층 고급스럽고 우아해질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집에는 일반 빈티지 마켓에서 구한 이름 모를 작가의 소품부터 옥션에서 거래되는 귀한 가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쓰임새 없는 것이 없다.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 사이드보드에 대리석 상판을 결합해 만든 세면대, 도어를 인출해 책상으로 변형해 쓰는 캐비닛은 어엿한 생활 가구로서 매일 집주인과 함께 일상을 공유한다.  

 

 

1 침실 코너에 놓인 데스크 램프 모나켈라(Monachella)는 1950년대 루이지 카차 도미니오니(Luigi Caccia Dominioni) 디자인, 오른쪽 벽면에 걸린 대형 사진 ‘코파임(Copaim)’은 필리포 밤베르기(Filippo Bamberghi) 작품.  2 블루 톤 침실에는 같은 색상의 도어가 달린 1950년대 책장과 1820년대 푸른색 화병 컬렉션이 놓여 있다. 3 욕실은 1960년대 서랍장을 재활용한 세면대와 중화민국 시대 제작된 중국 스크린의 이국적인 조합으로 완성했다.

 


배우자와 함께 지내는 데 부족함 없는 5개의 방, 망중한을 즐기기 좋은 80㎡ 넓이의 여유로운 테라스 그리고 네 마리 대형견이 뛰놀기 좋은 200㎡ 규모의 정원으로 구성된 마우리치오의 집은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홈 오피스는 물론 게스트룸까지 마련되어 업무와 사교 활동 모두 집에서 즐길 수 있고, 너른 정원은 개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산책이 가능할 정도다. “여기로 이사 온 후 확실히 일상이 바뀌었어요. 예전보다 일찍 일어나고 출근 전 1시간 정도 개들과 함께 정원에서 놀아주는 게 습관이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지내다 보니 가끔 제가 도시와 멀리 떨어진 시골에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홈 오피스는 1950년대 디자인 가구로 단장했다. 송치 가죽으로 커버링한 임스 라운지 체어와 그 옆에 놓인 플로어 스탠드 스파이더(Spider)는 조 콜롬보(Joe Colombo) 디자인,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인 승마 브론즈 조형은 1880년대 앤티크. 

1 코끼리 포슬린 조형물은 이탈리아 조각가 구이도 카차푸오티(Guido Cacciapuoti) 작품, 사이드보드는 1960년대 디자인. 2 도어를 책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드 캐비닛은 1950년대 디자인으로 홈 오피스를 한층 우아하게 만들어준다. 파인아트 바이 디 마노 인 마노(FineArt by Di Mano in Mano)에서 구입했다.  

 

 

근 1년간 마우리치오가 공들여 손수 개조한 집은 그의 자아가 고스란히 투영된 창작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견인으로서 반려견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만든 정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직접 디자인한 벽지로 단장한 공간 그리고 열정적인 아트&디자인 컬렉터로서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선별한 가구와 소품으로 연출한 인테리어 스타일은 한 인간이 지닌 다채로운 감성과 개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니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지속될 마우리치오의 수집 활동과 커리어가 이 집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자못 궁금한 바. 집주인은 이에 대해 한 가지 변함없을 사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아함의 진수를 인식한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우아한 집’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을 거라 말이다.   

 

STYLIST Silvia Valassina 
COOPERATION FineArt by Di Mano in Mano(www.fineart.dimanoinman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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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정민PHOTO : Filippo Bamber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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