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아시아 미술을 세계로 쏘아 올린 권민주 이사

2018년 프리즈에 합류해 올해 프리즈 서울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권민주 프리즈 아시아 VIP & 사업개발 총괄 이사. 그의 일과 삶, 그리고 영감을 주는 것들에 대하여.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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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은 국내 미술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최근 2~3년간 뜨겁게 달궈진 미술 시장의 인기가 세계 3대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의 상륙을 기점으로 화수분처럼 터진 것. 키아프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메가 갤러리 관계자, 큰손 컬렉터 등이 한국을 방문했다. 페어 기간 이전엔 지역별 갤러리 야간 개장 프로그램이 진행되는가 하면,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기념 파티에 예술계 주요 인물은 물론 셀러브리티가 참석해 대중에게도 프리즈 서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페어 기간엔 해외 갤러리 관계자들이 “한국은 아트에 굶주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할 정도로 수억, 수십억대 작품이 쉴 새 없이 판매됐다. 올해 한국 미술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거란 전망을 현실화하는 데 일조한 프리즈의 아시아 첫 진출에는 권민주 아시아 VIP & 사업개발 총괄 이사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권민주 이사가 프리즈에 합류한 것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는 대학에서 경영, 세부 전공으로 이벤트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고 벡스코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관심사와 동떨어진 학회나 이벤트를 담당하며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죠. 그 와중 제1회 아트부산(당시 아트쇼 부산) 준비에 참여하게 됐는데, 내가 만든 콘텐츠를 스스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트부산 사무국으로 적을 옮겨 해외 업무를 위주로 마케팅, 행정 업무 등을 도맡았다. 연차가 쌓일수록 이 일을 계속할 거란 확신이 들었고, 입사한 지 5~6년가량 됐을 무렵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미술을 깊게 공부해야 할 때임을 실감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예술 기획 과정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학기 시작 전 잠시 뉴욕에 머물렀다. 
“뉴욕에 가니 제프 쿤스, 장 뒤뷔페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아무렇지 않게 공공미술로 설치된 걸 보고 놀랐어요.” 도대체 뉴욕이란 어떤 도시일까 의아함 반, 이곳에 살아보고 싶다는 갈망 반이 생겼다. 뉴욕 아트페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프리즈와 아모리 쇼에 덜컥 이력서를 냈고 결국 프리즈와 함께하게 됐다. 동시에 부산화랑협회와도 연이 닿아 겸업하며 석사과정까지 밟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 계속되었다. 
“제가 합류했을 때부터 이미 프리즈는 아시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여러 도시를 물색하던 중 서울을 낙점했죠.” 아시아 첫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데에는 최근 몇 년간의 강렬한 아트 붐은 물론 수많은 갤러리와 미술관,  교육 시설 등 도시의 예술 인프라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권민주 이사는 아트부산에서 근무하던 시절은 물론, 부산화랑협회에서 일하며 지역 작가의 서울 전시 기회를 마련한다거나 해외 예술계 주요 인사의 국내 특강 추진, 한국 작가 영문 자료 제작 등을 진행하며 지역 작가와 예술 애호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고군분투했다. 그 누구보다 프리즈 서울의 첫 개최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을 터다. “처음 입사하고 프리즈 런던, 뉴욕, LA 페어에 갔을 때 한국 부스는 2~3개에 불과했어요.우리나라에 좋은 작가와 작품이 이렇게 많은 것에 비해 알려질 기회가 적다는 것이 슬펐어요. 그러나 지금은 V&A, 구겐하임 미술관 등이 한국 관련 전시를 준비할 정도로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죠. 프리즈 서울의 개최가 이러한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라요.” 앞으로 아시아 미술이 세계에 뻗어나갈 수 있게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 덧붙이는 그의 말에 설렘과 기대가 깃들어 있었다.

 

 

허찬미, ‘작은 다윗(Little David)’, 2018, Gouache on paper, 29×41cm 이미지 제공 우손갤러리

1 메모할 때 늘 사용하는 스마이슨 다이어리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 몽블랑 볼펜. 볼펜은 프리즈 입사 기념으로 구입해 이름을 각인한 것으로  사용할때 마다 프리즈에 처음 합류한 때가 생각난다. 이수경 작가의 ‘Tranlated Vase’ 연작. 버려진 도자기의 파편을 맞춰 새로운 형태를 갖게 된 이 작품은 불완전한 인간의 존재를 긍정하고, 마음속 상처까지 끌어안아주는 기분이다. 3 국내 아트페어에서 일하며 자연스레 아시아와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프리즈에 들어가 ‘글로벌 아트 신에서 일하며 한국의 역사와 미술사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이 없다면 과연 내가 그곳에서 한국 미술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그 무렵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사실 계속 읽어도 어렵고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으며,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게 느껴져 아직도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는다. <근현대 한국미술과 ‘동양’개념>. 4 신옥진 선생님께 받은 찻잔이다. 워낙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니 신옥진 선생님께서 ‘자 이거로 한번 느껴봐라’며 주셨다. 근데 정작 선생님께서는 주셨던 사실을 기억 못하신다(웃음). 평소 자기 전 차 한 잔 마시며 명상을 하는데, 특별한 기분을 내고 싶은 날이면 어김없이 이 찻잔을 사용한다.  

 

 

Mini Q&A

10월 개최 예정인 프리즈 런던 관람 팁

같은 시기 개최되는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는 야외에 설치한 가설 텐트 안에서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빛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음을 염두하자. 또 본 페어와 마스터스 사이를 연결하는 공원은 다양한 설치작품을 전시한 야외 조각 공원으로 이용되니 이를 놓치지 말길! 페어 규모가 워낙 커서  하루 안에 다 보는 건 거의 불가능한데, 하루는 프리즈 런던부터 시작해 조각 공원을 거쳐 마스터스를 관람하고 그다음 날엔 반대 일정으로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나의 드림 아트피스

이우환 작가의 모든 작품. 특정 시리즈를 콕 찝어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모든 작품을 좋아한다. ‘실패한 점은 우연히 터트려진 얼룩보다 못하다. 그러나 그것을 덧칠해서 없애지 않고, 그림 전체 가운데서 잘 살릴 때 작품은 한층 두터운 성공작이 된다’는 그의 말을 무척 좋아한다. 사람은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살아가고 지나간 날은 바꿀 수 없는데, 그의 작품을 바라보며 저 말을 떠올리면 내가 저지른 실수를 끌어안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주목하는 동시대 작가

갈라 포라스-킴(Gala Porras Kim)은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콜롬비안 작가다. 2017·2019년 휘트니 비엔날레, 2019년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LACMA), 2021년 광주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도 갈라 포라스-킴처럼 더 큰 세계에서 빛을 볼 날이 오길 고대한다.

※ 갈라 포라스-킴(Gala Porras Kim)은 고대 유물을 모티프로 한 작품을 통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유물 분류법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그들의 본래 역할에 대한 반성적 메시지를 제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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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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