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짝퉁 화장품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K-뷰티의 인기에 비례해 다양해지고 정교해지는 중국산 짝퉁 화장품. 이를 감별하기 위한 정품 인증 시스템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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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짜 K-뷰티

최근 단상자에 손으로 쉽게 제거하기 힘든 질긴 봉인 스티커가 부착된 화장품이 많아졌다. 손으로 뗄 수 없어 대부분 칼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불편함의 이유를 찾던 중 짝퉁 화장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치솟는 동안 한쪽에서는 이를 모방한 짝퉁 화장품이 번창했다. ‘설연수’, ‘수여한’ 등 브랜드명까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진 가짜 K-뷰티 화장품은 한국 뷰티 산업의 큰 골칫거리다. 겉모습만 모방한 제품은 낮은 질로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짝퉁 K-뷰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중국에서 가짜 라네즈 사이트를 운영한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법원은 이례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상표권이 침해당했다며 해당 업체에 손해배상을 판결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현지에 위조품 전담 대응팀까지 만들어 짝퉁 화장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알리바바 그룹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타오바오(taobao), 티몰(tmall) 등 대형 온라인 마켓에서 위조 제품의 판매나 유통을 방지하고, 모니터링도 꾸준히 진행했다. ‘더 히스토리 오브 후’나 ‘숨37’도 짝퉁 화장품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기업 LG생활건강은 쉽게 카피 제품을 만들 수 없도록 용기를 차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곱씹어보니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화려한 패키지 디자인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단청, 봉황 등 우리나라 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재해석해 디자인한 호화스러운 패키지는 조악한 짝퉁 화장품과 정품 화장품을 구분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영세한 중소기업은 제품 상자에 정품 홀로그램과 같은 보안 라벨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제품의 정품을 인증하는 것뿐 아니라 상자를 밀봉하기에도 적합해 제품의 개봉 여부 확인에도 용이하다. 하지만 모조품 제조 기술 역시 나날이 발전해 공들여 제작한 보안 라벨 스티커까지 카피하기에 이르렀다. 

 

 

정품 인증 시스템의 등장

짝퉁 화장품과의 전쟁을 위해 위조 방지 라벨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가담하며, 다양한 정품 인증 라벨이 등장했다. ‘위조방지 습도감응라벨’은 고분자 물질이 겹겹이 쌓인 형태의 라벨로 습도에 노출되면 컬러가 바뀌며,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입김만 불어도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가 쉽게 정품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홀로그램 스티커와 비교해 복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도 이점이다. 비슷한 원리로 UV 파장에 닿으면 색이 변하는 라벨도 개발됐다. 라벨을 햇볕에 노출시키면 컬러가 변하거나 숨겨진 글자가 드러나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위조 지폐에 사용되던 기술도 적용되었는데, 미세 글자를 현미경으로 확대해야만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가 바로 판단하기에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다시 아모레퍼시픽이 나섰다.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정품 인증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안 라벨 스티커 위에 QR코드를 넣은 히든태그를 사용하는 건데, QR코드가 새겨진 라벨을 스캔하면 제품 고유 넘버와 정품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QR코드를 찍었을 때, 가품으로 판명될 경우 가품 발생 지역과 유통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등 관련된 정보 수집도 가능해 현재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더 든든한 것은 한국 브랜드에 대한 위변조 증가로 기업 브랜드 신뢰가 하락하고, 국가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한국조폐공사에서 오래전부터 브랜드 보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 화폐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위변조 방지 기술을 기업의 제품에 적용하는 건데, ‘색변환잠상’, ‘엠보싱잠상’과 같은 육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술과 ‘스마트기기 인식용 보안패턴’, ‘보안정보화 코드’와 같은 디지털 인식 기술 등 많은 정품 인증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제공하는 정품인증사업 리스트를 확인하면 ‘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들 정도다. 그중 화장품에 적용을 추천하는 것은 바로 ‘보안 플라스틱(metaplastic®)’이다. 화장품 용기를 제조할 때, 특수물질을 소량 주입해 물질의 고유 신호를 만들고, 전용 감지기로 탐지해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로 화장품뿐 아니라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의약품, 전자제품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지난 5월에는 시간이 지나면 보안 레이블이 자연스럽게 분해돼 환경까지 생각한 ‘산화생분해성’ 기술을 선보이는 등 짝퉁 제품과의 전쟁을 위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며 미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K-뷰티 브랜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골칫덩어리 위장 한류 

필리핀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를 여행하다 보면 ‘무무소’, ‘미니굿’, ‘아캔아기’ 등 한글 간판이 새겨진 생활용픔을 파는 상점을 볼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가면 익숙한 K-팝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니터에서는 온종일 한국 아이돌의 뮤직비디오가 플레이된다. 마치 한국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과 전혀 상관없는 중국 기업에서 만든 위장 한류 브랜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체리 클렌저 시원하고 모공수축’, ‘실리콘 오일 없다 아미노산 샴푸’, ‘전방위 진주 면화 조합 코튼 퍼프’ 등 말이 되지 않는 엉터리 한글이 표기되어 있거나 조악한 한글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는데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제품의 질 또한 진짜 한국에서 만든 상품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다. 또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해당 국가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 제품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K-팝과 K-컬처를 발판 삼아 도약한 한국의 브랜드 가치, 그에 비례해 한국 제품은 세련되고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기업형 위장 한류를 만들어냈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제법상 해당 기업에 대해 특별한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온라인상에서 관련 이슈가 공론화되며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현지 정부와 언론에서 주시하는 중이라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이 한국 상품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질 낮은 상품을 속여 판매하는 기만 행위임을 공론화하여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 SNS의 순기능을 이용한 한국 네티즌의 힘을 보여줄 때다.    

 

 

 

 

 

 

 

 

 

더네이버, 뷰티, 짝퉁 화장품

 

 

CREDIT

EDITOR : 박경미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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