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새치 물들이기

매일 머리를 감으면 새치가 어두워진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 새치 커버 샴푸가 주목받고 있다.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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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ON PEARSON 핸디 브리스틀 나일론 헤어브러시 18만9000원. 

 

 

새치 커버 샴푸의 등장

몇 년 전 tvN <일로 만난 사이>에 출연한 모델 한혜진은 염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머리로 살고 싶다며 17년간 새치 염색을 지속해온 사실을 토로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나도 5년 전부터 새치 염색을 루틴처럼 해오고 있었다. 새치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다. 빛바랜 기억 속에 교복 입은 친구들이 새치를 뽑아주던 장면도 들어 있을 정도니. 뷰티 에디터가 되고 나서 이런 개인적인 호기심을 담아 새치 관련 기획을 종종 냈지만 매번 기획안 단계에서 사라졌다. 20~30대에 발생하는 새치는 과한 스트레스나 다이어트,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이며 마땅히 해결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밖에 할 말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드디어 머리를 감는 것만으로 새치를 어둡게 만들 수 있다는 새치 커버 샴푸가 등장했다. 껍질을 깐 사과나 바나나의 폴리페놀이 산소와 만나면 색이 변하는 갈변 현상을 접목한 모다모다 샴푸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염색약으로 염색할 때는 모발을 산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큐티클을 불리고, 염료를 모발에 침투시킨 다음, 산화 반응을 일으켜 모발 내부에 염료가 결착하도록 하는 원리다. 그런데 새치 커버 샴푸는 염모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아 자극이 적고, 모발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여태껏 듣도 보도 못한 제품이라 처음에는 솔직히 의심스러웠지만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라는 설명이 더해지자 제품의 신뢰도가 상승했다. 출시되는 당일 구입해 2주간 쉬지 않고 매일 사용했더니 신기하게도 새치가 점점 어두워졌다. 부모님한테도 선물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모다모다 샴푸의 놀라운 효능을 전파했다.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 홈쇼핑에서는 방송이 채 끝나기 전 매진되었고, 그 횟수는 무려 23회에 달했다. 그런데 샴푸에 함유된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HB) 성분이 문제로 떠올랐다. 유전독성과 피부 자극성을 가졌고, DNA 변이까지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37개국에서 금지된 성분이라고 했다. 5년 동안 연구한 제품인데, 카이스트 실험실에서 과연 해당 성분의 유해성을 몰랐을까? 모다모다는 이와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한다. 문제가 된 성분은 37개국을 뺀 나머지 나라에서는 허용되는 성분이며, 미국과 일본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 또 해당 성분을 가지고 유럽에서 진행한 실험과 샴푸에 함유된 배합 비율도 다르고, 샴푸를 헹굴 때 씻겨 나간다고 말한다. 모다모다 입장은 타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제품에도 논란이 될 만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유독 힘없는 중소기업에 엄중한 잣대를 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식약처는 광고업무정지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모다모다 샴푸의 인기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규제개혁위원회가 나서서 식약처에 해당 처분에 대한 재검토를 권고했다. 이렇게 모다모다가 논란에 중심에 선 사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새치 커버 샴푸를 출시했다. 논란 중인 성분은 배제한 채로. 

 

 

1 RENE 물들임 새치커버 샴푸 450ml 3만4000원. 2 RYO 더블이펙터 탈모증상완화 블랙 샴푸 543ml 3만9000원. 3 MODAMODA 프로체인지 블랙 샴푸 300g 3만4000원.

 

 

흰머리를 어둡게 만드는 신기술

아모레퍼시픽 려 블랙 샴푸는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달라붙는 것과 같이 (+)성질의 블랙 토닝TM 성분이 (-)성질을 가진 새치 표면에 밀착돼 어둡게 하는 원리가 적용되어 있다. “핵심 성분인 블랙 토닝TM에는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암모니아, P-페닐렌디아민(PPD) 등 염색약에 함유되는 성분을 배제했습니다. 대신 흑삼화, 인삼, 검은콩 등 한방 유래 블랙 성분과 식약처에서 고지한 모발용 화장품 색소를 함유해 커버 효과를 낼 수 있죠”라고 려 블랙 샴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장혜승 부장은 설명한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비산화 염색 방식의 아모레 컬러 린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788건 이상의 염모제 품목을 개발하고 판매한 경험이 있고, 2005년부터 흰머리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문에 의하면 백발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역시 려 블랙 샴푸를 사용할 정도로 제품에 자신 있다고. 또한 독일 더마 테스트 등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해 안전성까지 갖췄다. LG생활건강의 리엔 물들임 샴푸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일 때, 컬러를 선명하게 만들고, 지속력을 높이기 위해 백반을 사용하는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 모발에 염료를 결합시켜주는 ‘블랙틴트 콤플렉스TM’가 백반 역할을 한다. “리엔 물들임 샴푸에는 검은콩, 검은깨 추출물은 물론 예부터 염색에 쓰인 홍화꽃과 치자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새치를 어둡게 만드는 것을 넘어 세련된 자연 갈색으로 커버가 가능해 20, 30세대가 사용하기에 좋죠. 게다가 탈모 증상 완화와 뿌리 볼륨 개선 기능까지 담은 제품입니다”라고 LG생활건강 리엔 김시현 ABM은 전한다. 리엔 역시 7년 연속 1등으로 판매되고 있는 염모제 브랜드*로 한국인의 모발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와 독보적인 특허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에는 이런 헤리티지가 접목되어 있다. 세 가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결과 모두 새치를 어둡게 만드는 데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 제품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사용감을 말하자면 새치를 만족스러울 정도로 커버하려면 한 달 정도 꾸준히 사용해야 하고, 염색한 것처럼 완벽한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또 헹굴 때 염색 후 샴푸할 때처럼 갈색 물이 계속 빠지는데 오랜 시간 공들여 헹구지 않으면 수건과 옷이 물들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손톱도 표면과 끝이 때가 낀 것처럼 까맣게 변한다. 샴푸 후, 꼼꼼하게 씻어내지 않으면 지저분하게 착색되니 섬세한 클렌징은 필수. 그렇다고 새치 커버 샴푸 대신 다시 새치 염색으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일단은 NO라고 답하겠다. 새치를 어둡게 만드는 효과는 분명하니까. 게다가 두 달로 지속되던 염색 주기를 석 달, 넉 달로 늘릴 수 있는 것도 꽤 만족스럽다. 새로운 블루오션의 등장에 제약회사와 크고 작은 뷰티 브랜드까지 새치 커버 샴푸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성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얼마 전, TS샴푸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HB)만큼 변색 효과를 낼 수 있는 성분을 찾을 수 없다며 새치 커버 샴푸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등장으로 관심이 뜨거운 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새치를 물들일 수 있지만 화장품법상 염색 샴푸라고 부를 수 없는 등 제도적인 부분에도 보완이 필요하다. 결국 새치 케어 샴푸를 사용할 것인지, 어떤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POS 판매 점유율 1위(2012~2018 염모제, 전국 대형마트 기준, 닐슨)
ADVICE 아모레퍼시픽 려 블랙 샴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장혜승 부장, LG생활건강 리엔 김시현 ABM 

 

 

 

 

 

 

 

 

 

더네이버, 뷰티, 샴푸

 

 

CREDIT

EDITOR : 박경미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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