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위하여- 스마일문 최은지 대표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은 성인이 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 어린아이가 훗날 지금의 시기를 반추했을 때 기분 좋을 추억을 선물하는 어른들을 만났다.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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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를 전공하고 한때 아트 주얼리 작가를 꿈꾸기도 했지만, 아이를 위한 가구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키즈 가구 브랜드 스마일문을 론칭한 최은지 대표. 

 

 

아이를 웃게 하는 가구

스마일문 최은지 대표 

예쁘고 좋은 것만 자녀에게 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 보답은 아이의 해맑은 미소면 충분하다. 아들의 성을 따 이름 지은 ‘스마일문(Smile, Moon)’은 키즈 가구 브랜드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최은지 대표가 돌연 어린이용 가구를 만들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마디로 축약하면 ‘아들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처음부터 브랜드를 운영할 생각으로 가구를 만든 건 아니었다. 그저 아이에게 예쁘고 안전한 가구를 사주고 싶었으나 시중의 제품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가구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아버지와 아티스트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위한 가구를 하나둘 만들기 시작했다. 완성된 제품의 개수가 꽤 모였을 무렵 남편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 가구들을 갤러리에서 전시해보는 건 어떨까?” 2018년 봄과 초여름 사이, 신당동에 위치한 갤러리 ‘의외의조합’에서 부부가 만든 오브제와 가구를 선보이는 전시 <Goodnight, Moon>을 진행했다. 이를 계기로 최은지 대표는 2019년 가을, 스마일문을 론칭했다.

 

 

 

높이가 다른 손잡이가 일렬로 배열돼 있어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캐비닛. 

 

 

스마일문의 제품은 다채로운 색감이 눈에 띄어요. 도형과 선을 강조한 형태는 오브제 같기도 하죠. 금속공예를 전공한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상업 주얼리가 아닌 아트 주얼리 쪽을 배우고 작가를 꿈꿨기에 상업성 이상으로 심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애초에 판매를 목적으로 브랜드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보니 상업성과 심미성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아직도 어려워요. 브랜드를 이끌면서 하나씩 배우며 조율해나가고 있어요.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앞서 말한 심미성, 그리고 내 아이가 사용해도 괜찮을 만큼 안전한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요. 예를 들면 저희 제품 중 의자 좌판, 캐비닛과 테이블 상판 등은 자작나무로 제작해요. 친환경 수성페인트로 색칠하는데, 도색 과정이 까다로운 편이라 맡아주는 공장이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직접 칠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애쓰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 때문에 구매자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네요. 생활 속에서 깨달은 부분을 디자인에 적용할 것 같아요. 수영장 사다리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한 키즈 체어는 등받이가 사다리 모양이에요. 아무리 조심하라고 해도 아이는 무조건 등받이의 사다리 부분을 타기 마련이죠. 저희 집 애도 그러거든요(웃음). 의자가 뒤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4개의 다리 하단에 모두 동그란 판을 덧대 안전성을 높였어요.


수영장 사다리 모양의 의자, 정글짐 형태를 본뜬 랙 등 재미있는 디자인이 많아요. 영감은 보통 어디서 얻어요? 주로 저의 즐거웠던 유년 시절 기억에서 디자인 모티프를 가져와요. 수영장 사다리, 정글짐 모두 제 추억과 관련이 있죠. 아이를 위한 가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들이 좋아할 요소를 디자인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린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이 된 현재의 저는 알 수 없기에 과거의 기억에 의존하는 셈이죠.  


스마일문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동그란 구 형태의 장식도 마찬가지인가요? 즐거운 공놀이에서 영감을 받긴 했지만, 어린아이에게 친숙한 형태인 도형을 디자인에 접목하고자 했어요. 아마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도형은 네모, 세모, 동그라미일 텐데, 이 중 각진 부분 없이 둥글둥글한 원이 가장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죠. 구 형태의 장식 외에도 스마일문 제품에는 동그란 셰이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1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이기도 한 구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볼 북케이스. 2 아티스트인 남편의 작품과 스마일문 제품이 어우러지는 전시를 종종 열고 있다. 2020년 레스빠스71에서 진행한 2인전 <Have Fun, Moon!>의 전경.

 

 

브랜드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장식이지만 제작 공정은 어려워졌겠어요. 반구 두 개를 만들어 붙이는데, 용접이나 채색 과정이 까다롭긴 해요. 그래도 팝업 스토어나 전시장에 찾아온, 이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예요. 저는 어른이기 때문에 스마일문의 디자인을 과연 아이들이 좋아할지 긴가민가할 때가 많은데, 그런 모습을 보면 안도감이 들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인 만큼 귀여운 사용 후기도 많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배송 기사님과 스케줄이 맞지 않아 제품을 직접 배달한 적이 있어요. 저희 브랜드에서 두 번째 구매를 한 고객이었는데, 현관에 사다리 키즈 체어가 놓여 있더라고요. 책상은 집 안에 있는데 의자가 왜 여기 있나 싶어 부모에게 물어보니 아이가 이 의자를 너무 좋아해서 무조건 여기에 앉아 신발을 신어야 유치원을 간다는 거예요. 스마일문을 운영하며 늘 소망하는 점은 누군가의 행복했던 기억에 저희 제품이 함께하는 것이에요. 그 아이가 커서 사다리 키즈 체어에 앉아 신발을 신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무척 뿌듯했죠. 


집에서도 자녀가 스마일문 제품을 사용하고 있죠. 내가 디자인한 제품을 아이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그렇죠. 스마일문 제품 중 문에 동그란 손잡이가 일렬로 달린 캐비닛이 있어요. 손잡이 높이가 달라 제 키에 맞는 위치의 손잡이를 쥐고 사용하는 제품이에요. 저희 애가 세 살쯤 됐을 때 만들었는데, 아래쪽 손잡이를 잡던 아이가 어느새 높은 위치의 손잡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를 위해 만든 가구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까지 지켜보게 되는구나’ 싶어 여러 감정이 들었어요. 


가까운 시일 내의 계획과 앞으로 스마일문이 어떤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라는지 말해주세요. 5월 중 문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2~3주간 진행해요. 그리고 현재 스마일문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 제품을 몇 가지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어요. 좀 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말하자면, 기존의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고 자녀가 성장한 뒤에는 하나의 오브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에요. 아이를 낳으면 인테리어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죠. 

 

 

 

 

 

 

 

더네이버, 피플, 인터뷰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이재철(인물), 스마일문(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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