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새롭게 정의한 페라리 296 GTB

드라이빙에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 행선지로 향하는 이동, 물건을 옮기는 수단, 그리고 주행 그 자체가 주는 힐링까지.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로 이탈리아를 벗어나 스페인 세비야에서 296 GTB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새롭게 정의한 자리에 <더네이버>가 함께했다.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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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4일, 페라리가 소셜 미디어와 웹 채널을 통해 미드리어 엔진을 장착한 2인승 베를리네타의 최신작 ‘296 GTB’를 처음 공개했다. 페라리의 전통에 따라 총배기량(2.992l)과 실린더 수, 그리고 그란 투리스모 베를리네타(Gran Tourismo Berlinetta)의 약자인 GTB를 조합한 이름으로 탄생한 296 GTB는 663마력을 발휘하는 120도 V6 엔진과 추가 출력 122kW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총 830마력을 발휘하는 PHEV 모델. 2019년에 출시한 ‘SF90 스트라달레’와 2020년에 선보인 ‘SF90 스파이더’에 이은 페라리의 세 번째 PHEV 차량이다.


2년을 넘어선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외 나가는 일이 망설여지던 즈음,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페라리 296 GTB 시승 행사 초대는 현실의 우울함을 잊게 할 만큼 반가운 소식이었다. 긴 비행 끝에 도착한 세비야는 왜 페라리가 이곳을 최초의 해외 미디어 시승 장소로 골랐는지 단번에 이해할 만큼 문화유산과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 살랑이는 봄바람이 기분까지 유쾌하게 만드는 온화한 날씨가 인상적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은 프레젠테이션에서 브리핑 영상을 통해 만난 페라리 최고 디자인 책임자 플라비오 만조니(Flavio Manzoni)는 296 GTB의 콘셉트를 ‘Beauty and Perfection’이라고 정의했다. “자동차 디자인은 반드시 프로젝트의 정수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296 GTB의 짧아진 휠베이스는 민첩성을, 베를리네타는 우아함을 담고 있으며 현대적이되 클래식한 매력이 공존한다.”

 

 

 

1 세비야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던 페라리 296 GTB 시승 코스. 2, 3 296 GTB는 실내를 SF90 스트라달레의 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토대로 구축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운전의 진짜 재미를 깨닫는 296 GTB의 여정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한 날은 일 년 내내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로 언제든 여행하기 좋다는 세비야에서 보기 드물게 비가 내렸다. 세비야 외곽에 위치한 몬테블랑코 서킷(Circuito Monteblanco)의 샛노란색 메인 건물 앞에 스포티하고 유연한 디자인을 자랑하듯 위용을 드러낸 레드 컬러의 296 GTB도 비를 머금고 있었다. 사람도, 차도 위험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따라 트랙 시승은 다음 날로 미루고 일반 도로 주행을 먼저 하기로 순서를 바꾸었다. 땅이 젖어 차의 진가를 체감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잠시, 몬테블랑코 서킷을 출발하니 페라리에서 보물찾기하듯 숨겨놓은 주옥같은 시승 코스가 그림처럼 펼쳐지며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날의 미션은 총 263km.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동해시까지의 거리를 3시간여에 완주하는 코스였지만 눈으로만 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빼어난 주변 경관과 특색 있는 도로를 만나는 즐거움에 피로도 잊을 수 있었다.


처음에 하이브리드로 시작한 주행 모드는 일반 도로에 접어들자 e드라이브 모드로 바꿔 여행하듯 여유롭게 페라리를 즐겼다. e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면 내연기관이 꺼지고 후륜에 전기 동력만 전달하는데, 완충 배터리의 경우 최고 135km/h로 25km까지 갈 수 있다. 붉은 강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하이라이트인 왕복 2차선의 좁은 산길이 나타났다. 드라이브 모드를 다시 하이브리드로 바꾸고 HU-5104 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콤팩트한 크기에 혁신적인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을 구비하고 정밀하게 설계한 공기역학 시스템을 갖춘 덕분에 끝없이 S자 길이 이어진 와인딩 코스에서도 놀라운 민첩성과 즉각적인 반응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짧은 휠베이스와 모놀리식(Monolithic, 이음매가 없는 일체형) 구조로 스포티하고 콤팩트한 매력을 드러내는 296 GTB의 실내는 SF90 스트라달레의 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토대로 구축되어 계기판이 운전석에 집중되어 있고, 조수석에서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살라메아 라 레알(Zalamea la Real)과 이국적인 광산 지역 리오 틴토(Rio-Tinto), 자연 친화적인 수프레(Zufre)를 잇는 A-461 도로는 마치 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다음 코스에 들어설 때마다 굽이굽이 달라지는 바깥 풍경이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E-803 도로를 타고 내려와 A-477, A-49 도로로 접어들자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220km/h까지 높여도 흔들림이나 미끄러짐이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3시간 넘게 296 GTB를 타보니 일상 주행은 물론 한계 상황까지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완벽하게 재정의했다는 페라리의 이야기가 실감되었다. 세비야 도심의 좁은 골목부터 트랙을 연상시키는 굴곡진 산길, 길게 쭉 뻗은 고속도로, 그리고 익스트림 레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몬테블랑코 서킷까지 296 GTB는 길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강약을 조절하는 탁월한 스포츠카였다.

 

 

 

몬테블랑코 서킷에서 만난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 

 

성능을 위한 최적의 디자인

날이 갠 이튿날은 몬테블랑코 서킷에서의 주행이 기다렸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고성능 모델을 테스트하거나 익스트림 레이싱을 진행하는 서킷에서 페라리 296 GTB로 직접 달릴 생각을 하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서킷에서 만난 296 GTB는 플라비오 만조니의 말처럼 성능을 위한 최적의 디자인이 도드라졌다. 1963년 공개한 ‘250 LM’을 레퍼런스 삼아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고 단순한 구조를 이루며 차량 부피를 최적화한 덕분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 것. 296 GTB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측면 창문으로 휘어지는 바이저 모양의 앞유리가 있는 내부다. 전면부의 랩어라운드 테마는 후면의 플라잉 버트레스 테마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엔진을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엔진 커버를 장착했다. 


296 GTB는 차의 민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휠베이스가 이전의 미드리어 엔진 베를리네타 페라리보다 50mm 짧아졌고,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 에어로 브레이크 캘리퍼,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후면 능동형 에어로 장치, 그리고 SCM-Frs 자기유변유체 댐퍼 등을 탑재했다. 차의 균형과 섬세한 핸들링을 위해 차체 무게를 줄이는 데도 집중했다. 이전 베를리네타에서 사용한 V8보다 30kg 가벼운 신형 V6 엔진을 탑재하고 경량화 소재를 사용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건조 중량이 1470kg에 불과하다. 


또 규정 허용치의 가장 낮은 높이까지 표면을 국소적으로 낮춰 차체 하부를 도로에 더 가깝게 만들어 전방 다운포스뿐 아니라 그라운드 효과에 의해 만들어진 흡입력을 높였다. 특히 뒷부분은 리어램프 사이를 거의 다 차지하면서 범퍼 디자인에 매끄럽게 통합된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공기역학의 핵심이다. 최대 다운포스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스포일러가 리어 상부 안에 들어가 있다가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이 가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수치가 특정한 임계값을 초과하는 즉시 스포일러가 작동하고 차체의 고정 섹션에서 확장된다. 이로써 고속에서 차량의 핸들링 및 제동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 


6기통 터보 엔진을 채택한 PHEV 모델이라 페라리 고유의 엔진 사운드를 놓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는 접어둘 것. 낮은 회전 속도에서도 실내에서 순수한 V12 배기음을 들을 수 있고, 높은 회전 속도에서는 전형적인 고음이 드러난다. 차량 외부에서도 날카로운 엔진음을 알아챌 수 있다. 특히 서킷에서의 페라리 사운드트랙은 성능과 일치해 운전에 더욱 집중하고 흥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엔진이 꺼졌을 때 검은색이었던 계기판은 시작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드러난다. 메인 계기판은 대시보드 트림으로 만들어진 깊고 갈라진 틈새에 배치되어 있으며, 조수석 쪽에는 미니멀한 승객 전용 디스플레이가 있다. 좌석에는 최고급 이탈리아 가죽 트림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 실린더 뱅크 사이에 120도로 배치한 V6 터보 엔진과 플러그인 전기모터가 결합한 296 GTB. 2 트랙 주행을 위한 레이스 모드. 3 트랙 사용에 적합한 미쉐린 스포츠 컵 2R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했다. 

 

극한의 출력과 최대 성능을 누릴 수 있는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로 직접 서킷 주행을 체험했다.

 

극한의 레이싱을 위한 선택

296 GTB는 SF90 스트라달레와 마찬가지로 극한의 출력과 최대 성능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경량화 옵션과 에어로 모디피케이션(aero modification, 공기역학 요소 변경)을 포함한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번 서킷 주행에서는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에 올랐다. 익숙하지 않은 트랙이라 레이싱 모드를 선택해도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잠시,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극한의 스피드와 최강의 제동을 반복하며 레이스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오간 트랙에서의 주행은 짜릿한 즐거움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에서 주목할 것은 트랙 주행을 위해 최적화된 특수 GT 경주용 멀티매틱 쇼크 업소버, 10kg의 추가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는 프런트 범퍼의 하이 다운포스 탄소섬유 부품, Lexan®의 리어 스크린, 그리고 실내와 외관 모두에 탄소섬유와 같은 경량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이다.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를 선택하면 250 르망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리버리(livery, 외관 색상 조합)를 주문할 수 있다. 서킷에서 시승한 차량은 진회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모델이었는데 프런트 윙에서 시작해 중앙 그릴과 가장자리까지 섬세하게 이어진 형태가 특별함을 더했다. 이는 보닛을 따라 해머 모티프를 만들며 위로는 루프까지, 아래로는 후면 스포일러까지 이어진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미쉐린 스포츠 컵 2R 고성능 타이어도 트랙에서의 고속 주행 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데 탁월했다.     

 

COOPERATION FERRARI, FMK

 

 

 

 

 

 

 

 

 

더네이버, 자동차, 드라이빙

CREDIT

EDITOR : 이영채PHOTO : FERR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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