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창업으로 이어진 블로그 포스트

이제 SNS는 일상을 기록하는 도구나 취미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이자 포트폴리오고, 때로는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되어주는 시대다. SNS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이들을 만났다.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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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성 PD로 일했지만 셀프 리모델링 경험담을 올린 블로그 운영, 책 출간을 계기로 아파트 리모델링 브랜드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한 윤소연 대표. 

 

창업으로 이어진 블로그 포스트

아파트멘터리 대표 윤소연 

‘아파트멘터리’의 윤소연 대표를 수식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전 MBC PD, 현 아파트 리모델링 스타트업의 대표이자 <인테리어 원 북>의 저자. 그리고 하나 더, 블로거 ‘칼슘두유’다. 사실 그를 설명하는 수식이 이렇게 다양해질 수 있었던 건 칼슘두유 덕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D로 재직하던 당시 33평형 신혼집 셀프 리모델링 과정을 블로그에 꼼꼼히 기록한 것. 여기서 말하는 리모델링은 비교적 단순한 가구 DIY, 셀프 인테리어, 셀프 페인팅이 아니라 철거부터 시작해 집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이었다. 준비 기간 100일, 공사 기간 2주, 예산 3000만원이라는 정확한 목표 아래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온라인에 셀프 리모델링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모든 정보는 발품을 팔아 구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단계별로 백과사전만큼 상세하게 포스팅했고, 같은 니즈를 갖고 있던 수많은 사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윤소연 대표는 이를 계기로 셀프 리모델링의 모든 것을 담은 <인테리어 원 북>을 출간하고 2016년 1월, 아파트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를 론칭하기에 이른다.

 

 

1 아파트멘터리는 라이프스타일 PB  상품을 자사 몰에서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인테리어 자재 PB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2 아파트멘터리의 실제 시공 사례

 

 

바쁜 직업의 특성상 스스로 집을 고칠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신혼집을 구입한 후 내 취향대로 집을 꾸미고 싶다는 갈망이 컸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구현해줄 수 있는 업체는 예산이 맞지 않았고, 반대로 금액이 만족스러운 업체는 제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죠. 그래서 셀프 리모델링을 감행했어요. 


아파트멘터리의 첫 시작은 칼슘두유 블로그의 포스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블로그를 꾸준히 관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특별한 목표를 갖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당시 프로그램 분석이 주 업무인 편성 PD로 일하고 있다 보니 직업의식이 발현돼 리모델링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것을 프로그램처럼 분석해서 보고서 쓰듯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블로그 게시물을 보면 정보가 상세하고 알차게 담겨 있어요. 포스팅에 들인 공이 상당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직장 생활 9년 차에 접어들던 시기라 루틴한 업무가 주를 이뤄 여유가 있었어요. 취미 생활의 일종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워낙 상세하게 적는 편이라 시간은 꽤 많이 들었어요. 보통 포스트당 2~3일씩, 길게는 일주일도 걸렸죠. 당시 유행하던 단어가 있는데, ‘스압’이라고 아세요? 스크롤 압박이라고, 딱 제 포스트를 정확하게 표현한 단어예요(웃음). 또 직업병이 있다 보니 하나를 올릴 때도 가볍게 올린 게 아니라, 몇 번씩 검수하고 맞춤법까지 꼼꼼하게 체크했어요. 덕분에 포스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인테리어 원 북>을 출간할 때 생각보다 작업을 빨리 마쳤어요. 고칠 게 별로 없었거든요. 

 

 

정찰제를 시행하는 아파트멘터리는 견적 제안서에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을 세부 항목별 원가로 표기한다.

 


<인테리어 원 북>을 본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의 진윤정 상무님 추천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들었어요. 창업이 누군가의 추천만으로 실천하긴 어려운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셀프 리모델링도 그래서 가능했겠죠. 당시에 스타트업의 단어 뜻조차 잘 몰랐어요.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알게 된 후 조금씩 공부해가며 생긴 ‘내가 모르는 미지의 영역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갈망이 현재로 이끈 거 같아요. 


댓글이 많을 땐 1000개씩 달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죠. 수많은 코멘트 중 창업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끼친 건 없나요? 리모델링 과정에서 고생한 내용을 가감 없이 담다 보니 대부분이 ‘정말 재밌다. 그러나 칼슘두유님은 집요한 성격이니까 가능했지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라고 하더라고요. 그중에는 ‘직접 리모델링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으니 나중에 우리 집을 칼슘두유님께 맡기고 싶어요’란 내용도 있었는데, 이러한 말이 창업을 결심할 때 힘을 실어준 것 같아요.


SNS 플랫폼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졌잖아요. 2022년에 셀프 리모델링을 감행한다면, 어떤 플랫폼에 기록하면 좋겠다 싶은가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두고 상상해본 적은 있어요. 일단 세세하게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제게 인스타그램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영상은 글과 사진만으로 전달할 수 없는 부분까지 보여줄 수 있어 유튜브로 기록하면 더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파트멘터리는 견적을 무리해서 낮춘 최저가보다는 고품질을 기준으로 오래 쓸 수 있는 질 좋은 자재와 마감을 소비자에게 제안한다.

 


아파트멘터리를 론칭할 무렵 블로그에 '인테리어 시장의 불합리성이나 불투명성을 개선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올린 걸 봤어요. 과거의 경험이 아파트멘터리 서비스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었는지 궁금해요. 가장 대표적인 경우 정찰제가 있겠네요. 저희의 대표 서비스인 ‘파이브(Five)’로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파이브는 도배, 바닥, 필름, 조명, 타일 총 5가지 요소를 리모델링해주는 서비스예요. 공정마다 여러 선택지를 주고 소비자가 하나씩 고르는 방식이죠. 고객이 부분별 원하는 공사 범위와 방식을 선택하면 공정별 원가 및 공사 진행비와 철거비의 원가 등을 항목별로 표기해 견적 제안서를 작성해드려요. 이미 정확한 가격이 있는 옵션 중에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같은 평수와 공정 조건이라면 365일 똑같은 견적이 나오죠. 그리고 ‘마이 피치’라는 자사 앱이 있어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앱이 아닌 폐쇄형 앱으로 고객이 계약하는 즉시 공사 과정, 계약서, 잔금, 마감 확인 등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공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기 위해 개발했죠. 


반대로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가 되어보니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아파트멘터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그저 이 시장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반대 입장이 되어보니, 인테리어 업체도 똑같이 고통을 겪고 있더라고요. 많은 분들의 오해와 달리 생각보다 마진이 높지 않고 관여할 부분이 많다 보니 서비스 난도가 높아요.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싹튼 의심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죠. 그래서 아파트멘터리는 늘 시작 단계에서부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고객과 충분히 공유하려 해요. 서비스를 기획할 땐 소비자 입장에서 시뮬레이션해보며 구성해 서로 간의 오해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계속합니다.


앞으로 아파트멘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말해주세요. PB 인테리어 자재를 개발하려 해요. 아파트멘터리의 서비스를 받고 싶지만 위치상 혹은 금액상의 문제로 불가능한 이들이 셀프 리모델링을 했을 때 저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것이죠. 더불어 자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만드려는 브랜드와 하청이나 입찰 방식이 아닌, 기획 단계부터 함께해 완성한 공간을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에요.

 

 

 

 

 

 

 

더네이버, 피플, 인터뷰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이재철(인물), 아파트멘터리(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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