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유령의 집으로 오세요

팀 버튼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과 표현 양식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비틀쥬스>가 그 주인공. 골자는 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 동명의 영화를 따르지만 무대에서만 가능한 요소들이 더해져 한층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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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네스크(Burtonesque)’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팀 버튼(Tim Burtone)과 그로테스크(Grotesque)의 합성어로, 팀 버튼의 독특한 세계관과 괴이한 표현 양식을 뜻한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처음으로 대중에게 버트네스크를 알린 영화 <비틀쥬스>를 원작으로 한다. 


사실 팀 버튼의 데뷔작은 따로 있다. 단편영화 <빈센트>로 영화계에 입문해 <프랑켄위니>, 그리고 장편영화 <피위의 대모험>을 연출했다. 그러나 앞선 작품들은 대중과의 접점이 좁거나(<빈센트>, <프랑켄위니>), 혹은 그의 세계가 온전하게 드러나지 못한 한계(<피위의 대모험>)가 있었다. 그가 뚝심 있게 자신의 세계를 관철한 첫 번째 작품은, 그런 이유로 <비틀쥬스>라 불러야 할 것이다. 평론가들은 혹평했지만 <비틀쥬스>는 개봉과 함께 컬트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작품을 한 줄로 갈무리하면 ‘집을 놓고 벌이는 유령과 인간의 사투’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서사만 압축한 저 문장으로는 작품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


작품은 유령과 인간의 도식부터 일반의 상식을 배반한다. 유령과 인간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보통의 창작자들은 인간의 편을 들기 마련. 그러나 <비틀쥬스>는 유령을 응원한다. 팀 버튼은 인간을 침입자로 설정한다. 나아가 돈을 벌기 위해 유령을 이용해 유령 테마파크를 건설하려는 탐욕스러운 존재로 인간을 등장시킨다. 영화가 제작된 때가 1988년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상당히 전위적인 구도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유령을 선량한 약자로 그린다거나, 반대로 모든 인간을 싸잡아 이기적인 존재로 그리는 우를 범하는 법도 없다. 세상에 선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존재가 어디 있는가. 제목인 ‘비틀쥬스’는 유령의 집에서 인간을 내쫓는 게 직업인 악령의 이름이다. 원작 영화에서는 1시간 남짓 지나 등장하지만, 뮤지컬 <비틀쥬스>에서는 공연 시작 후 바로 등장하여 존재감을 드러낸다. 뮤지컬의 타이틀롤인 비틀쥬스는 사건을 일으키는 망나니이자, 뮤지컬에 등장하는 인물을 소개하는 사회자, 그리고 수시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매개자 역할을 맡는다.


한편, 주목해야 할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이 집에 이사를 오게 된 소녀 리디아다. 영화에서 리디아는 탐욕스러운 부모에게 정을 붙이지 못하고, 유령 부부인 바바라와 아담에게 의지하는 존재다. 리디아는 이 유령 부부를 구하기 위해 악당 비틀쥬스와의 결혼까지 승낙하는 선하면서도 용감한 소녀이기도 하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리디아가 이제 막 친엄마를 잃은 슬픔을 겪고, 이어 자신의 라이프 코치인 델리아와 아버지 찰스의 애정 관계를 알며 상처 입은 소녀로 묘사된다. 


<비틀쥬스>를 이야기할 때, 비주얼을 빼놓을 수 없다. 팀 버튼의 세계는 고딕풍 그로테스크 양식과 독일 표현주의 영화, 그리고 디즈니의 키치적 결합으로 설명되곤 한다. 뮤지컬에서도 이러한 비주얼은 유지된다. 사건은 고딕풍의 펀하우스 세트에서 진행된다. 인물들의 의상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에서 봤을 법하다. 무엇보다 특수효과를 빼놓을 수 없는데, 영화에서 키치적으로 사용되며 B급 컬트 무비의 효과를 연출한 특수효과가 뮤지컬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여담이나 팀 버튼은 B급 컬트 무비처럼 영화를 연출하려고 일부러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등 조악하게 보이는 특수효과를 사용했고, 이러한 효과 등에 더해 영화는 B급 컬트 무비의 전범이 되었다. 영화에서 비틀쥬스를 지하로 데려가는 거대한 모래 벌레가 등장하는 장면은 뮤지컬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팀 버튼의 버트네스크는 6월 18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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