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데님의 오늘

인류 역사상 가장 핫한 패션 아이템이자 유행에 민감한 옷, 데님의 현주소.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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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엔 이미 대여섯 벌이 넘는 데님 아이템이 있지만, 봄바람 살랑이는 S/S 시즌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새로운 데님 아이템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데님은 영원한 클래식 아이콘이라는데, 우리는 왜 해마다 데님 유목민이 되어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서는 걸까. 생전의 이브 생 로랑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데님은 극적인 동시에 평범하고, 개성을 표현해주는 수단이며, 섹시하고, 간결하다. 내가 디자인하는 옷들이 지녔으면 하는 성질을 모두 갖춘 옷이다.” 데님의 기원이 노동자를 위한 작업복이었다는 사실을 되짚어볼 때, 이브 생 로랑의 데님 예찬은 여러모로 놀랍다. 리바이스를 필두로 리, 랭글러 등 다양한 워크웨어 브랜드에서 데님은 시작됐다. 그 출신답게 대체로 캐주얼하고 터프한 느낌에 기능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주인공 제임스 딘이 입은 새빨간 레드 집업 재킷에 매치한 거친 무드의 데님 팬츠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열광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데님은 젊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 90년대를 경과하면서 데님은 디자인이나 디테일 변화를 모색하며 평범한 스트리트 아이템을 넘어 스타일리시한 패션 아이템으로 전환한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2000년대 중반에는 데님의 혁명적인 신분 상승이 시도되면서 이른바 프리미엄 데님이 탄생했다. 세븐진, 트루릴리전, 로빈슨 진 등이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얹고 럭셔리한 데님으로 새로운 데님 전성시대를 열었다. 대체로 말발굽, 날개 등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시그너처 장식이 더해졌고, 캐주얼하면서도 섹시한 멋을 자아냈다. 실루엣의 변화도 활발했다. 골반이 드러나는 로라이즈 형태의 스키니 진은 복숭아뼈까지 빈틈없이 조이는 실루엣으로 여성의 몸매를 아찔하게 드러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다시 한번, 데님 실루엣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온 브랜드는 베트멍이다.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다소 실험적인 자신의 패션 레이블을 통해 파격적인 데님 아이템을 선보여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고전적인 리바이스 데님을 해체해 독특한 형태로 재조합한 데님 아이템이 그것으로 지드래곤이 착용해 이슈를 모은 비정형적인 리워크 데님 재킷이나 엉덩이 부분에 지퍼 디테일을 더한 데님 팬츠 등 생각지 못한 과감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곧게 뻗은 스트레이트 핏, 밑단이 풀린 완성되지 않은 듯한 디테일 또한 베트멍이 몰고 온 변화 중 하나다. 그 후 불어온 레트로 열풍 속에서 7080년대를 풍미했던 빈티지한 무드의 데님 아이템이 길거리를 장악하기도 했다. 

 

 

발목까지 틈 없이 달라붙는 슈퍼 스키니 진의 인기를 지나 스트레이트 핏 데님이 거리를 물들였다. 

 


그렇다면 2021 S/S 시즌에는 어떤 데님이 트렌드 물망에 올랐을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클래식의 귀환’이다. 별도의 워싱이나 장식 없이 넉넉한 핏의 데님 팬츠가 주를 이룬 것.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데님이지만, 각 브랜드에서 제시한 클래식한 데님이 풍기는 멋은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다가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샤넬은 라이트 블루 컬러 와이드 데님 팬츠에 핀턱 디테일을 더했는데, 덕분에 다리가 더 길어 보이고 걸을 때마다 나풀거리는 밑단이 드라마틱한 매력을 전한다. 셀린느는 스트레이트 핏의 데님을 다양한 톱과 매치해 클래식한 데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 발렌시아가, 빅토리아 베컴, 발망 등에서 저마다의 헤리티지를 녹여낸 베이식한 데님 라인을 런웨이에 올렸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클래식에 접근한 브랜드도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발렌티노다. 발렌티노의 디자이너 피에르파올로 피촐리는 데님의 진정한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리바이스의 517 부츠컷 데님을 재해석한 ‘LEVI’S® 1969 517 FOR VALENTINO’ 컬렉션’을 선보여 이목을 모았다. 플레어 형태로 퍼지는 밑단이 인상적인 이 팬츠는 리바이스 시그너처 스타일을 보존하면서도, 발렌티노의 감성을 유연하게 담아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발렌티노와 리바이스의 협업을 기념하는 디자인 태그를 장착, 익스클루시브로 출시해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한편, 가니는 클래식한 무드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패션 컬렉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리바이스와 손잡고 친환경적인 헴프 코튼 소재 데님을 활용한 의류 컬렉션을 선보인 것. 낙낙한 핏의 데님 팬츠는 물론, 데님 재킷, 원피스 등의 베이식한 제품을 메인으로 제안해 누구나 책임 있는 패션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여유로운 핏의 클래식한 데님의 인기는 팬데믹 시대와 맞물리면서 당분간 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몇 년 후, 또 어떤 새로운 브랜드가 생겨나고 어떤 이슈가 터지느냐에 따라 데님이 어떠한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될지는 모를 일. 하지만 하나만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데님은 어떤 형태로든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라는 사실.    

 

 

 

 

 

 

 

더네이버, 패션, 데님

CREDIT

EDITOR : 송유정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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