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한 딥러닝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바야흐로 빅데이터와 AI의 시대가 도래했다. AI 알고리즘 중 하나인 딥러닝은 AI 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이끌어내며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했다.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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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Her)> 속 AI 사만다가 얼마 전 조금 다른 이름과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에 등장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2025년보다 훨씬 빠른 등장이다. 새로운 이름은 ‘이루다’. 스캐터랩이 딥러닝을 기반으로 개발한 AI 챗봇 이루다는 실제 사람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 약 100억 건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화 속 사만다가 그랬듯, 이루다 역시 우리 곁을 떠났다. 이용자와 대화하며 계속해서 학습하는 이루다는 부적절한 이용자들이 악의적으로 사용한 비속어, 성적 발언, 혐오 발언 등을 학습하고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까지 불거졌다. 결국 이루다는  3주 만에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영화 속 사만다보다 등장뿐만 아니라 퇴장도 빨랐다. 제3차 산업을 넘어 제4차 산업에 접어들며 AI와 함께하는 삶이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누군가는 AI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내비치고, 또 다른 누군가는 AI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침범해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인류가 이렇게 양가적인 판단을 하게 만드는 AI는 무엇이며, 현재와 앞으로의 AI 산업을 지배할 핵심 알고리즘으로 주목받는 딥러닝은 대체 무엇일까.  

 

 

AI와 딥러닝의 변천사

인공지능, 즉 A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니는 빅데이터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단순히 많은 양의 데이터란 의미 정도로 생각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빅데이터는 인간에 의해 선별되지 않은 거대한 양의 데이터다. 빅데이터는 IT(Information Technology)와 구분되는 DT(Data Technology) 영역에 속한다. 제3차 산업을 지배한 IT는 수많은 관련 데이터 안에서 인간의 판단하에 선별된 데이터인 ‘인포메이션’을 활용했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람의 판단으로 처리하기엔 무리이며,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반면 DT는 인간의 사고나 판단력을 잠시 미뤄두고 인간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수많은 관련 데이터 안에서 패턴이나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DT 산업의 중심축에 빅데이터와 AI가 있다. AI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판단을 내리는데, 즉 AI가 증기기관차라면 빅데이터는 연료인 셈이다. 


그렇다면 요즘 떠오르는 AI의 알고리즘 중 하나인 딥러닝은 무엇일까. AI는 기술적 관점에서 자연어 처리, 지식 기반 시스템, 머신러닝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그중 지난 AI의 역사를 이끌어온 것은 지식 기반 시스템과 머신러닝인데, 지식 기반 시스템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연료로 삼고  머신러닝은 이를 구분하지 않은 대량의 데이터를 연료로 삼는다. 1980년대까지는 지식 기반 시스템이 AI 산업을 이끌었다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머신러닝이 우세를 점하게 된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100여 가지 방법론 중 하나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을 기본으로 하며, 여기에 인간의 뉴럴 네트워크(신경망)를 더한 알고리즘이다. 인간의 신경망 속 뉴런들이 서로 자극을 주고받듯 딥러닝 알고리즘 속 수많은 노드는 가중치와 함께 서로의 연산 결과를 주고받는다. 일반적인 머신러닝은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누군가가 제공해야 하지만 딥러닝은 분류에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찾아 학습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사실 딥러닝은 원래 인공신경회로망이라 불리며 2000년대 초 급부상했다. 허나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상황은 역전됐다. 인공신경회로망은 예상과 달리 여러 한계에 봉착하며 10여 년간 암흑기를 맞은 것.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빅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되고 컴퓨터 성능의 발전, 인공신경회로망의 난제 해결 등에 힘입어 화려하게 귀환했다. 딥러닝이란 이름과 함께 말이다. 

 

 

딥러닝의 현재와 미래

대부분 딥러닝이란 단어를 들으면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날 여기로 끌고 왔다’라는 밈을 유행시킨 유튜브부터 각종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OTT 서비스 및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해주는 광고 서비스 등 AI 기반 추천 서비스가 과연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지 궁금해한다. 이런 추천 서비스는 대개 콘텐츠 기반 필터링 알고리즘과 협업 필터링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먼저 콘텐츠 기반 필터링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이용한 콘텐츠를 분석해 사용자의 선호도를 추출해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협업 필터링 알고리즘의 경우 사용자와 비슷한 조건의 사용자를 그룹으로 묶어 같은 그룹 내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두 알고리즘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혼합형 필터링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며, 최근 이 필터링 알고리즘에 딥러닝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AiTEMS 추천 시스템은 딥러닝이 도입된 필터링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다. 


현재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딥러닝의 실사용 예는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 AI 음성 인식 서비스가 있다. 기존의 음성 인식 서비스에 딥러닝을 도입하며 사람의 말을 문장 단위로 인식하던 수준에서 단어 단위로 쪼개 인지하고 다시 문장으로 조합해 문맥까지 파악하는 수준으로 향상했다. 번역 분야에서도 구글은 딥러닝 기술을 도입하며, 이전에는 함께 번역될 수 있는 단어의 조합을 찾아 마구잡이로 뒤섞어내는 수준의 결과물에서 전체 문장들 사이의 상관성을 찾아내 매끄러운 문장을 구성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내고 있다. 그 외 구글 스트리트뷰, 페이스북 얼굴 자동인식 태그(딥페이스) 등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사례다.


보다 드라마틱한 사례로는 지난해 연말 Mnet을 통해 방영된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이 있겠다. 혼성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 가수 김현식의 생전 자료를 딥러닝한 놀랍도록 정교한 AI 홀로그램이 무대를 꾸리며 세간에 화제를 모았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자율주행차의 기술에도 딥러닝이 적용됐다. 자율주행차의 시각 인식 지능과 주행 학습 지능에 딥러닝 기술을 사용해 정확성, 효율성, 확장성, 완전성을 모두 높였다. 물론 이루다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 딥러닝 기술이 건설적으로 활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 특정 인물의 얼굴이 나오는 고화질의 동영상을 딥러닝해 다른 영상 속 인물의 얼굴에 정교하게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술이 연예인이나 일반인을 성인물과 합성해 유통시키는 용도로 이용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빠르게 생활 속으로 침투한 딥러닝 기술은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 활용될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딥러닝 기반의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에 주목하고 있다. X-ray, CT, MRI 등 의료 영상과 신체 조직의 검체 병리 영상을 컴퓨터가 자가 학습해 영상을 분석하고 판독하는 것부터 질병이나 치료제의 예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딥러닝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도 코스닥 상장을 앞둔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뷰노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이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도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6월 업계 최초로 딥러닝 기반 기업위험예측 모형을 도입했다. 이 모형은 개별 기업의 상장 폐지 및 관리 종목, 투자주의 환기 종목 등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는 서비스다. 그 외 딥러닝을 이용해 고객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을 반영한 최적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관리하는 AI 펀드,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등 여러 방면에 딥러닝을 적용하고 있다. 해외 법조계에서는 문서 검토 및 검색 작업, 법률 상담 시스템 등에 딥러닝 시스템 도입을 시도 중이다. 이외에도 딥러닝을 접목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업계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딥러닝은 불과 몇 년 사이 우리의 삶을 상상 이상으로 변화시켰다. 앞으로 딥러닝이 가져다줄 변화의 방향, 그 폭과 깊이 역시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reference <이것이 인공지능이다>-김명락, <딥러닝 레볼루션>-테런스 J. 세즈노스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딥러닝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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