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스트 라인 밑으로 볼륨감 있는 플레어를 더한 디자인을 의미하는 페플럼이 오랜만에 트렌드 전선으로 복귀했다. 한동안 미니멀하고 정제된 실루엣을 유지하던 패션계가 다시금 입체적인 형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페플럼을 대표하는 디올 뉴 룩의 영향일까. 조나단 앤더슨의 2026 F/W 컬렉션에서는 한층 로맨틱한 분위기의 풍성한 페플럼 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 웨이스트에서 볼륨을 확장한 알라이아, 가슴선 아래로 플레어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맥퀸처럼 페플럼이 시작되는 위치에 변화를 준 디자인도 눈에 띈다. 모스키노처럼 페플럼 디테일의 벨트로 포인트를 주어 보다 가볍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S/S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얼굴 절반을 뒤덮는 과감한 오버사이즈 프레임의 실드 선글라스가 등장하며 키 액세서리로 자리매김했다. 펜디는 드레이프 후드 톱에 톨토이즈셸 프레임 선글라스를 매치해 힙한 무드를 완성했고, 로에베는 얼굴선을 따라 유려하게 감싸는 블랙 선글라스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지방시는 유니크한 메탈 프레임으로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연출했다. 스타일에 과감한 변화를 주고 싶다면 미니멀한 착장에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단숨에 존재감을 더하는 실드 선글라스를 눈여겨볼 것.

1966년 이브 생 로랑이 선보인 최초의 여성용 턱시도, 르 스모킹.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던 턱시도를 여성의 몸에 맞춰 섬세한 테일러링으로 재해석하며 여성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상징적인 룩이다. 오랜 시간 패션계에 영향을 미쳐온 르 스모킹이 2026 F/W 시즌 다시 돌아왔다. 생 로랑은 셔츠 없이 새틴 라펠의 턱시도 재킷만 걸쳐 관능적인 태도를 강조하며 60년간 이어져온 하우스의 르 스모킹 유산을 계승했다. 보스는 하이넥 블라우스에 커머번드까지 갖춰 입어 클래식한 격식을 강조했고, 알투자라는 턱시도의 디테일을 드레시한 이브닝 룩에 접목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의 중심에 선 보라색은 유수의 패션 하우스가 일제히 선보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포멀부터 캐주얼, 아방가르드까지 스타일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가운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보라색으로 물들인 룩이 눈에 띈다. 페라가모는 시어한 스커트 셋업으로 관능적인 실루엣을, 끌로에는 낭만적인 보헤미안 무드를 보라색으로 풀어내며 컬러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아크리스는 거대한 퍼 코트와 대비되는 레더 스커트에 짙은 보라색을 입혀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보라색의 매력은 살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컬러 조합을 찾는다면 짙은 그레이 슈트에 보라색 포인트를 더한 마이클 코어스의 스타일링을 참고할 것.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클래식 아이템, 터틀넥. 새 시즌을 위한 터틀넥을 준비하고 있다면 평소보다 볼드하고 대담하게 목을 감싸는 디자인에 주목하자. 루이 비통은 장식적인 디테일을 더한 볼드한 터틀넥 니트 드레스로 미래적 이미지를 구현했고, 막스마라는 보디라인을 드러내는 터틀넥 드레스로 우아한 매력을 완성했다. 여유로운 실루엣의 터틀넥을 선보인 보스와 까르뱅은 모던한 인상으로 리얼웨이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높이와 볼륨, 형태를 다양하게 변주해 네크라인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이번 시즌 터틀넥의 새로운 방식이다.

겹겹의 레이어링이 런웨이를 물들이며 이번 시즌 스타일링에 대한 힌트를 알려주었다. 프라다는 2026 F/W 런웨이에서 모델들의 착장을 한 겹씩 드러내며 레이어드 룩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었는데, 빈티지한 재킷으로 시작해 은은하게 비치는 시어 코트, 드레스, 톱과 팬츠로 이어지는 네 가지 스타일이 서로 다른 아이템을 겹쳐 입었음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톰 포드는 셔츠와 테일러드 재킷 위에 새틴 소재의 보머 재킷을 걸쳐 쿨한 무드를 완성했고, 토리버치는 셔츠 위에 니트 톱을 겹쳐 입고 접은 소매의 배색 디테일로 위트를 더했다.
모두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옷장 속 익숙한 옷을 하나씩 겹쳐 입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조합을 완성할 수 있다.

클래식한 레이스업 슈즈가 보다 화려하고 대담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컬러부터 디자인, 형태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주된 것. 마르니는 무릎까지 올라오는 니하이 부츠에 스포티한 무드의 옐로 슈레이스를 매치했고, 프라다는 컬러풀한 슈레이스를 장식적인 페더 힐에 더해 화려함과 캐주얼한 감각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시크한 블랙 크로커 엠보싱 부츠에 레이스업 디테일을 살린 돌체앤가바나와 과감한 컷아웃으로 완성한 장 폴 고티에의 레이스업 힐은 관능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하나의 끈 디테일을 중심으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어낸 것이 이번 레이스업 슈즈의 특징!

이번 시즌 워드로브에는 표범이나 치타, 얼룩말 중 하나쯤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 야생의 거친 매력과 매혹적인 인상을 지닌 애니멀 패턴이 런웨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표범 무늬 드레스와 퍼 코트를 선보인 지방시와 셀린느는 같은 패턴을 각각 관능적이고 도회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며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한다. 패턴을 룩 전체에 더하기가 망설여진다면 캐롤리나 헤레라나 발망처럼 재킷이나 스커트 중 한 아이템에만 애니멀 패턴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매치하는 아이템은 블랙이나 브라운처럼 패턴 속 컬러를 활용해 차분하게 톤을 맞추면 강렬한 패턴의 존재감은 살리면서도 과하지 않은 룩을 완성할 수 있다.

한 손은 비워두는 것이 올가을 패션의 미덕이다. 클러치 백을 손에 쥐는 것이 더욱 쿨한 애티튜드를 완성하기 때문. 조형적인 실루엣부터 컬러까지 각양각색 클러치 백이 등장하며 룩에 확실한 포인트를 더한다. 과거 클러치 백이 이브닝 룩을 위한 화려하고 장식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면, 이번에는 가로로 길쭉한 이스트웨스트 실루엣이 눈길을 끈다. 슬림하고 간결한 형태로 드레시한 분위기를 덜어내고 한층 세련되고 모던한 매력을 완성하자.

가을과 겨울은 단연 스카프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목을 감싸는 것만으로도 한층 포근하게 활용 가능한 아이템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 존재가 남다르다. 보온을 위한 기능을 넘어 룩의 중심을 차지하며, 크기와 형태를 과장되게 키운 스카프가 등장한 것. 로에베는 얼굴까지 덮는 풍성한 볼륨의 스카프를 선보였고, 스텔라 매카트니는 바닥에 닿을 듯 긴 퍼 스카프로 극적인 실루엣을 연출했다. 머리까지 감쌀 만큼 넉넉한 사이즈의 스카프로 존재감을 드러낸 알라이아, 둥글게 목을 감싸는 독특한 형태의 퍼 스카프로 개성을 더한 아크네 스튜디오까지, 크기와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스카프를 룩의 강렬한 장식으로 즐긴다는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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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혜빈PHOTO : Launchmetrics/spot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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