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일까. 9월, 기다려왔던 대형 전시 소식이 풍성하다. 거장을 새롭게 해석하고 동시대 작가의 흥미로운 신작을 소개하는 전시가 긴 기다림 끝에 도착했다.
2026.09.03
1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4.0’, 2026, 8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2분.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2 함양아, ‘사람은 무엇을 배우나’, 2021–2022,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사운드, 37분. 작가 제공. 3 함양아, ‘주림 2.0’,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작가 제공.
지난 8년간 아티스트 함양아는 장기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를 진행해왔다. 현대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데이터를 수집 및 분류해 서사 구조를 구축한 뒤 대형 영상으로 선보이는 설치 작업이다. 아트선재센터에서 10월 4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에서는 프로젝트의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4.0’을 공개한다. 전시실을 가득 채운 원형 구조 8채널 비디오 작업은 거대 서사가 생태계에 남긴 흔적을 추적한다. 또 다른 신작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는 화자인 작가가 온라인을 통해 ‘말하는 타자’인 개인들의 사적 독백을 수집해 다섯 가지 주제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른바 ‘디지털 가드닝’으로 가꾼 정원에서 관객은 자신만의 길을 낼 수 있다.

1 마틴 파, ‘클라이네 샤이덱, 스위스’, 1994 © Martin Parr/Magnum Photos 2 마틴 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테마의 그리션스 무도회, 크라이스트 호스피털 스쿨, 웨스트서식스, 영국’, 2010 © Martin Parr/Magnum Photos 3 마틴 파, ‘뉴브라이턴, 영국’, 1983-1985 © Martin Parr/Magnum Photos
영국 출신 사진 거장 마틴 파의 회고전이 개막했다. 지난해 5월 개관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첫 사진작가 조명 전시이자, 작가 작고 이후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인공조명으로 현대사회의 단면을 포착해온 그의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도 아이러니와 날카로운 유머를 발견해낸다. 전시는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1, 2전시실과 사회, 그리고 시각문화 자체를 탐구하는 3, 4전시실로 이어진다. 10월 18일까지.

1 이대원, ‘북한산’, 1938, 캔버스에 유화 물감, 80×100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2 이대원, ‘농원(秋)’, 1994, 캔버스에 유화 물감, 111×161cm, 한솔문화재단. 3 이대원, ‘담(秘苑)’, 1986, 캔버스에 유화 물감, 208×504cm, 외교부 주미국 대한민국 대사관.
목가적인 풍경을 점과 선으로 채우는 화가 이대원의 첫 대규모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된다. 전시 제목은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특유의 밝고 따스한 색채가 퍼뜨리는 낙천적 에너지를 빗댄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학창 시절부터 말년에 이르까지 70년 작품 세계를 망라하며, 명랑한 색채가 작가의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한국 전통 공예와 동양화를 연구해 얻은 작가적 성취로 해석한다. 11월 8일까지.

1 카우스, ‘그림자 측정하기’, 2026, Bronze, concrete, 243.8×134.5×162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2 카우스, ‘빨간공’, 2026, Acrylic on canvas, 218.4×218.4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X자 눈에 해골 모양 머리를 한 캐릭터 ‘컴패니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트 토이 피겨 중 하나다. 컴패니언의 창조자인 아티스트 카우스의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이 스페이스K 서울에서 막을 올렸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전시는 친밀하면서 복잡한 관계인 친구와 이웃을 조명한다. 미쉐린 캐릭터 비벤덤을 닮은 피겨 첨(Chum)을 통해 친근한 타자 사이의 긴장을 묘사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코오롱스포츠는 카우스 전시의 테마를 담은 한정판 캡슐 컬렉션을 10월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오토카코리아> 편집장 최주식이 첫 시집 <퓨마와 함께 달리는 아침>을 펴냈다. 자동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서일까. 시인은 도시라는 공간과 자동차를 주요한 시적 대상으로 상정한다. 목차에서 제목만 보아도 밤과 낮의 도로, 자동차 내부가 시의 세계를 지탱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자동차는 그저 이동 수단이자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겠지만, 시인의 시선을 통해 장소성을 부여받고 새로운 의미로 도약한다.
출간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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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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