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프스가 코펜하겐 구도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국과 덴마크를 잇는 라이프스타일 거점으로 활용될 이 공간의 이름은 ‘&Denps’. 한국의 공예작가 6인의 전시와 함께 문을 연 덴프스의 새로운 공간, 새로운 행보에 주목하자.
2026.07.24
1 3 daysofdesign 2026에 맞춰 코펜하겐 디자인 신의 중심 거리에 오픈한 덴프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2 오프닝 기념으로 한국 아티스트 6인과 함께 선보인 전시 <enough>. 3 덴프스 코펜하겐은 한국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덴마크 본토로 역진출하여 그 기원과 진정성을 증명하는 거점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양국의 문화와 아이템이 오가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 4 한국 전통 매듭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위켄드랩의 작품을 굿즈로 만들었다. 5 굵고 가는 실과 로프를 엮어 만든 파이브콤마의 텍스타일 설치 작업 ‘Black Grove’.
에이치피오(H.PIO)의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웰니스 브랜드 덴프스(Denps)가 2026년 6월, 코펜하겐 디자인 위크 ‘3daysof design’을 기점으로 코펜하겐 구도심에 플래그십 스토어 ‘Denps Copenhagen’을 정식 오픈했다. 매장은 코펜하겐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 거리에 자리한다. 덴프스는 이 공간을 단순히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한국과 덴마크를 잇는 다양한 브랜드 협업·큐레이션·문화 콘텐츠를 전개하는 거점으로 설정하고 ‘&Denps’로 명명했다. 이름의 앰퍼샌드(&)가 상징하듯, &Denps는 한국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덴마크 본토로 역진출하여 그 기원과 진정성을 증명하는 거점이자, 양국의 문화와 아이템이 오가는 가교 역할을 펼칠 공간이다. 한국·아시아의 브랜드와 작가가 유럽 시장과 직접 만나 반응을 검증하는 팝업·테스팅 베드로 기능하며, 일회성 진출을 넘어 양국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오가는 상설 교류 거점을 지향한다.
덴프스 코펜하겐(Denps Copenhagen)은 1663년 조성된 구도심 인드레 뷔(Indre By) 한복판에 위치한다.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가 집결한 왕립 광장, 최상급 가구·갤러리와 디자인 뮤지엄 덴마크(Designmuseum Danmark)가 늘어선 브레드 거리(Bredgade) 디자인 축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코펜하겐 디자인 신(scene)의 중심에 자리한다. 공간은 ‘덴마크 가정집(Danish Home)’ 구조 안에 큐레이션 플랫폼을 결합한 ‘The Library×The Lounge’ 콘셉트로 구성된다. 정제된 서가와 편안한 가구 배치가 하나의 공간으로 어우러지고, 덴마크 디자인 하우스 프라마(FRAMA)의 가구와 오브제가 더해져 덴마크적 무드를 자연스럽게 완성한다.
오픈 기념으로 공예와 디자인을 연결하는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는 스튜디오 칸(Studio KKANN)과 함께 개관 전시 〈ENOUGH〉(6월 10~12일)를 진행했다. 한국 공예작가 6인이 참여해, 한국 공예의 절제된 미감과 코펜하겐 디자인의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만큼의 충분함’이라는 공통 언어로 만나는 무대를 제안한 것. 덴프스는 코펜하겐 플래그십을 거점으로, 이후 분기별 테마 팝업과 협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며 한국과 덴마크를 잇는 상설 교류 거점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전시 <ENOUGH>는 결과보다 만드는 과정과 태도, 즉 ‘만들기(Making)’의 가치에 주목한다.

1 한국 전통 수호신인 장승의 상징성과 조형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최영환 작가의 TOTEM PEN. 2 전통 방식의 매듭 제작을 고수하면서도 지속 가능하고 동물 학대가 없는 소재를 활용한 위켄드랩의 다기능 쿠션 겸 스툴 ‘MAEDEUP; heart’.

1 개인의 소원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한국의 돌탑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하수민 작가의 ‘아위(iwi)’ 시리즈. ‘i+we’와 ‘I wish’의 의미를 담았다. 2 백자가 지닌 비례와 중심을 빌려 사물의 본질과 감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정물 시리즈를 선보여온 서지혜 작가의 ‘Still Object: From Baekja’(Korean White Porcelain). 3, 4 금속 소재 고유의 아름다움을 살린 수작업의 질감과 형태가 일상적인 오브제를 특별하게 만드는 윤여동 작가의 바구니와 신라시대 금제 장식을 모티브로 한 작품 ‘Movement in Silence’.
우리는 끊임없이 만들고 소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의 사물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과 감각,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빠르게 잊히거나 생략한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 이전에 존재하는 제작의 시간, 손의 감각, 그리고 반복되는 태도에 다시 시선을 둔다.
전시 제목인 <ENOUGH>가 말하는 ‘충분함’은 단순한 양적 충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재료를 다루는 손의 감각, 형태를 덜어내며 균형을 찾아가는 절제, 그리고 오랜 시간 반복되는 제작의 태도 속에 흐르는 정서적 밀도에 가깝다. 더 많은 것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본질에 가까워지는 태도. 이번 전시는 그 감각을 한국 공예의 언어로 제안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3daysofdesign 2026’의 공식 테마인 ‘Make This Moment Matter’를 결과가 아닌 과정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더 많이(more)’에서 ‘더 의미 있게(meaningful)’로의 전환이라는 페스티벌의 메시지는 <ENOUGH>의 기획 방향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서지혜, 위켄드랩(이하린·전은지), 윤여동, 정혜진(파이브콤마), 최영환(몰프픽션), 하수민(그로브) 총 여섯 팀이다. 이들은 각각 유리, 매듭, 금속, 섬유, 필기구, 오브제 등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전통 공예의 감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해석해온 작가들이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구조와 정서, 비례와 상징을 동시대의 생활과 공간 안에서 새롭게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방향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여섯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 전통의 유산과 일상의 행위를 결합한 대표작을 선보인다. 윤여동은 신라시대 금제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공간 속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금속 오브제를, 위켄드랩은 30년 경력의 침구 장인과의 협업 및 지속 가능한 소재를 통해 한국 전통 매듭 기법을 다기능 가구로 확장한 스툴을 제시한다. 하수민은 개인의 염원이 모여 형태를 이루는 돌탑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행운의 오브제를 선보이며, 최영환은 전통 수호신인 장승의 상징성을 개인의 기록 행위로 치환한 현대적인 필기구 오브제를 선보인다. 서지혜는 전통 백자의 비례와 중심, 여백의 미감을 투명한 유리의 물성을 통해 투영하는 정물 시리즈를, 정혜진은 실과 로프의 반복적인 직조 구조를 통해 섬유의 레이어가 쌓여 형성되는 감각의 숲을 연출한다.
이처럼 여섯 작가의 대표작은 서로 다른 재료와 형식을 지니지만, 금속을 두드리고, 매듭을 짓고, 실을 엮고, 돌을 쌓고, 글을 쓰고, 유리를 불어 형태를 조형하는 것은 모두 ‘만들기’의 과정이다. 그 안에는 공통적으로 재료를 오래 바라보는 태도, 손의 반복,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절제, 그리고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감각이 담겨 있다.
전시는 작품들을 통해 한국 공예의 전통성 자체보다, 그것이 오늘의 삶 안에서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덴프스 코펜하겐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생활의 리듬이 느껴지는 공간 안에서, 작품들은 독립된 예술품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생활 풍경 안에 조용히 놓이며, 관람객이 공예를 가까이 두고 느끼는 감각으로 받아들이도록 이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스튜디오 칸은 이번 라인업을 구성하며 각 작가가 지닌 뚜렷한 작업 세계와 공예적 태도, 그리고 브랜드와 공간, 글로벌 시장의 맥락 안에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고려했다. 참여 작가들은 다수의 브랜드 협업과 국내외 전시, 유통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공예의 영역 안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더 넓은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의 영역으로 확장해온 이들이다. ‘3daysofdesign’이라는 국제적인 디자인 플랫폼은 이들의 작업이 지닌 동시대성과 확장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writer JUNG HEEyOUNG(studio kkann)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플래그십 스토어
EDITOR : 이혜빈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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