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과 바다가 맞닿은 한적한 마을부터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도시까지. <더네이버> 패션 에디터들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완성한 여름휴가 룩.
2026.06.29
대학 시절부터 즐겨 보던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는 자주 햄튼이 등장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끝자락에 위치해 뉴요커들이 여름을 지내러 찾는 곳. 하얀 울타리와 벽돌집, 짙푸른 잔디 위로 수국이 만개한 정원, 푸른 바다와 백사장, 아기자기하고 클래식한 다운타운이 어우러진 풍경. 소박하지만 고요한 기품이 깃든 이 도시를 향한 선망은 늘 존재해왔다. 디자이너 랄프 로렌은 햄튼을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 영감의 원천으로 여겨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이곳의 삶을 묘사한 책을 쓰기도 했다. 목가적이지만 모든 것이 단정히 자리한 이곳에선 그의 옷처럼 지극히 자연스럽고 편안하되 우아함을 잃지 않는 스타일이 잘 어울릴 듯하다. 언젠가 햄튼에서 게으른 여름을 보낸다면 가장 먼저 올 화이트 룩을 연출하기 위한 아이템을 여러 개 챙길 거다. 낙낙한 실루엣의 미디드레스, 리넨과 실크 소재 미니 원피스, 심플한 슬리브리스 톱과 슬릭한 와이드 팬츠도 좋다. 셔츠도 빼놓을 수 없다. 토즈, 빅토리아 베컴처럼 패턴 있는 오버사이즈 셔츠를 툭 걸쳐 뜨거운 낮의 해와 서늘한 저녁 공기를 멋스럽게 피해야지. 랄프 로렌 컬렉션, 몬세의 제안처럼 셔츠 아래 화려한 스커트, 버뮤다 팬츠 등을 매치하면 그것만으로 여유롭고 들뜬 휴양지 무드가 완성된다. 해변에 들르는 다른 하루는 미쏘니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처럼 셔츠 안과 밖으로 스윔웨어, 성근 짜임의 니트, 스트라이프 쇼츠 등을 레이어드하고 싶다.

빈티지 쇼핑을 즐기는 나에게는 오래전 구입해두고 아직 꺼내 입지 못한 옷들이 꽤 있다. 주로 화려한 패턴의 디자인, 은은한 광택이 감도는 소재,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는 시어한 소재의 아이템 등 일상 생활에서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옷들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휴가에는 옷장 속 깊숙이 잠들어 있던 빈티지 피스들로 보헤미안 무드를 한껏 끌어올릴 것이다. 드리스 반 노튼처럼 편안한 란제리 룩 위에 화려한 로브를 가볍게 걸치거나, 라반처럼 조화로운 컬러 조합의 카프리 팬츠와 브라톱에 블랙 러플 톱을 레이어드해 커버업 역할과 함께 절제된 분위기를 더하는 스타일링도 참고할 만하다. 빈티지한 프린트와 여유롭게 흐르는 실루엣의 집시 무드가 감도는 룩을 입고는 한껏 이국적인 곳으로 떠나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언젠가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접한 뒤 버킷 리스트에 올려둔 오만이나 요르단의 햇빛에 바랜 골목, 투박한 수로가 이어진 길가를 천천히 거니는 상상을 해본다. 건조한 바람에 자연스럽게 날리는 로브와 스커트 자락을 무심히 붙잡은 채.
더네이버, 패션, 바캉스 룩
EDITOR : 이혜미, 강유림PHOTO : Launchmetrics/spot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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