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감각을 깨우는 전시

다르게 보고 싶다면 새로운 장소로 향해야 한다. 장소와 예술의 관계를 탐구하는 기획전, 낯선 감각을 깨우는 전시를 소개한다.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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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강자, ‘무체전(無体展/Incorporeal Exhibition)’, 국립공보관, 서울, 대한민국, 1970, 인조 가죽, 로우 포그 머신, 색조명, 무빙 라이트, 스포트라이트, 백열등, 라우드스피커, 작가의 목소리, 500×500×500cm, 2026 서울 리움미술관 재구성. ©Jung Kangja. 사진 홍철기, 리움미술관 제공. 2 마르타 미누힌, ‘뒹굴고 살아라!’, 토르콰토 디 텔라 연구소,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1964, 손으로 채색한 천, 라우드스피커, 못, 사운드, 합성 폼, 전선, 목재, 약 270×245×335cm, 2023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 레플리카. © Marta Minujín. 사진 홍철기, 리움미술관 제공. 3 알렉산드라 카수바, ‘스펙트럼 통로’, M. H. 드 영 기념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미국, 1975, 전선, 라우드스피커, 네온 튜브, 나일론 천, 밧줄, 카펫, 사운드, 목재, 550×1390×2920cm, 2023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 재구성, ©Aleksandra Kasuba. 사진 홍철기, 리움미술관 제공.

 

여성 작가, ‘환경’을 조성하다

관람객이 작품 안에서 공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설치 미술이 현대 관객에게는 친숙하지만, 이 역시 1949년 루초 폰타나가 공개한 ‘환경’ 작품에서 출발한 장르다. 리움미술관은 미술사에서 조명되지 않은 여성 작가들의 선구적 ‘환경’ 작업에 집중한 기획전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을 11월 29일까지 선보인다. 2023년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가 기획하여 로마 국립 21세기 미술관, 홍콩 M+를 거쳐 리움미술관에 도착한 순회전이다. 리움미술관의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1970년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환경 미술을 시도한 정강자의 작품 ‘무체전’을 발굴, 복원해서다. 검은 비닐 장막 안에 들어서면 서치라이트가 내부를 비추며, 바닥에 연무가 드리우고 작가의 음성이 들려온다. 작가 노트와 당대 신문 기사, 유족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으로, 유족이 제공한 작가의 육성을 AI 기술로 되살렸다. 

 

 

 

김명희, ‘김치 담그는 날 2025’, 2025, 칠판에 오일 파스텔, 비디오 모니터, 120×300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 제공.

 

일상의 시

갤러리현대가 작가 김명희의 개인전 <깊은 시간>을 개최한다. 1970년대 유화 작업부터 1980년대 목탄 드로잉, 1990년부터 시작된 칠판화와 최근 신작 등 40여 점을 통해 작가의 회화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1970년대 중반 뉴욕으로 이주한 작가는 여성이자 이방인으로서 마주한 일상의 묵시적 장면과 인물, 자연을 담아왔다. 특히 1990년 춘천의 폐교를 작업실로 개조하며 칠판을 작업에 들인 이후 집중해온 ‘칠판화’ 작품을 이번 전시에 다수 선보인다. 폐기된 칠판의 자국에 문자를 겹치거나 오일 파스텔을 중첩한 다층적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6월 14일까지.

 

 

 

1 엄유정, ‘몸, 얼굴, 식물, 볼륨’ 시리즈, 2020~2026, 종이에 혼합 매체. 2 안규철, ‘미술 세계지도’, 2026, 캔버스에 아크릴릭, 91×65cm.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작 지원. 3 차혜림, ‘곧 돌아올게: 저자의 죽음 이후’, 2026,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알루미늄 피봇 구조물, 90×87.5×70cm(36).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작 지원.

 

활자중독자를 위한

글과 시각예술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글쓰기와 미술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7월 12일까지 열린다. <글짓, 쓰는 예술>은 글쓰기를 창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아티스트 10인(팀)이 참여해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등 작품 34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는 두 개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동적인 읽기와 쓰기 행위에 집중해 글이 소리와 움직임으로 변주되는 작업을 소개한다. 두 번째 섹션은 작품 안에서 조형 요소로 기능하는 텍스트에 주목한다. 일상적 행위인 글쓰기가 어떻게 다른 차원의 예술로 진화할 수 있는지 확인할 기회다.

 

 

 

1 이연진, ‘Circling(Bird eye’s view)’, 2025, 각목, 거즈, 젯소 외 혼합 재료, 가변 설치. Courtesy of the artist. 사진 이현석, 공실 프로젝트 제공. 2 권영환, ‘Belle Epoque_snowing’, 2025, 비디오 5.07min, 챔버, 서울, 복구된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구멍난 클립들. 

 

공실에서 찾고 발견한 것

서울 곳곳의 ‘공실’ 건물을 임시 점유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공실 프로젝트가 세 번째 전시를 공개했다. 이번 전시장은 사무실로 사용되었던 강남구 역삼동의 6층 규모 건물이다. 전시 제목은 <find and found>. 목적성이 내재된 ‘찾기(find)’와 우연에 기대는 ‘발견하기(found)’ 행위를 바탕으로 미시적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을 모았다. 권영환, 배윤재, 손배영, 이연진, 전형배와 금지수, 홍다린까지, 총 6인(팀)의 영상, 설치, 사진, 사운드 작업이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에 이르는 여러 공간을 채운다. 6월 14일까지.

 

 

 

 

능동형 미술관

아티스트 김동희와 우한나의 2인전 <오프 더 화이트: 주름과 망루>가 7월 12일까지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장소를 넘어 미술관의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것을 독려한다. 
두 작가의 상이한 작품은 대비되는 동시에 공존하며 공간의 숨은 가능성을 들춘다. 장소에 기대어 세우는 김동희의 구조물은 ‘망루’, 접히고 매달리는 우한나의 패브릭은 ‘주름’에 해당하는데, 망루와 주름을 동시에 수용하는 미술관은 두 작가의 작품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단순한 배경이 아닌 작품을 드러내는 조건의 집합으로 도약한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전시

 

 

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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