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oki
코스 가운데 ‘오늘의 생선’을 배치하는 무오키는 생선의 섬세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은은한 소스와 가니시를 활용하고,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생선 살의 조화를 고려해 주로 구운 생선을 서비스한다. 이번 시즌에는 지중해 농어인 브란지노를 구워 준비했다. 농어는 볶은 배추 위에 올리고, 미소 된장에 절인 두부로 만든 퓌레와 생강 드레싱을 함께 담았다. 가니시로는 팜 슈가와 발사믹 비니거에 졸인 표고버섯을 올렸다. 소스와 퓌레에 아시안 터치를 더한 결과 다채로운 향의 조화가 생선의 맛을 끌어올린다.
“15년 전쯤 영국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팻 덕에서 맛본 연어 메뉴를 잊을 수 없다. 연어를 감초 겔로 두껍게 코팅한 뒤 졸인 요리로, 생선의 수분을 1%도 놓치지 않아 놀랍도록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선사했다. 또한 글로브 아티초크와 바닐라 마요 소스, 송어알, 자몽 조합의 가니시는 실험적이고도 직관적인 맛을 냈다.” _ 박무현 셰프

Zarautz
한국 제철 재료와 스페인 바스크 지역 조리법을 결합한 코리안 스패니시 다이닝 ‘사라우츠’에서는 생선 디시 역시 바스크의 숯불구이 테크닉을 접목했다. 먼저 5일 동안 드라이 에이징한 동해산 생대구는 20분간 저온 조리해 촉촉함을 유지하고, 숯불에 구워 마무리했다. 여기에 본연의 단맛을 품은 울릉도산 섬초를 강한 불에 볶아 올렸다. 황태 브로스와 함께 담은 뒤 매콤 달콤한 살사 비스카이나 소스, 시원한 맛의 셀러리악 퓌레를 곁들이고, 이탈리안 파슬리 오일과 고추 오일, 올리브 오일로 마무리했다.
“바스크 게타리아 마을의 레스토랑 엘카노에서는 납작한 생선인 넙치와 용서대를 간결하게 손질한 뒤 숯불에 구워 서비스했다. 이때 올리브오일과 와인 비니거를 혼합한 케 로 파리요 소스를 뿌려가며 굽는데, 마지막에 뜨겁게 달군 기름을 생선 껍질에 뿌려 녹인 뒤 육수와 에멀션한 소스를 함께 담아 낸다. 한국의 멸치국수처럼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지만, 누구나 맛있게 만들기는 어려운 섬세한 요리다.” _ 최경훈 셰프

Grandir
오사카 츠지 요리사 전문 학교를 졸업한 뒤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김성찬 셰프는 일식 조리법을 접목하되 클래식한 프렌치 요리를 추구한다. 봄 메뉴 ‘능성어, 냉이’의 능성어는 액체와 함께 천천히 익히는 푸알레 방식으로 조리해 껍질은 튀긴 듯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구현했다. 버터에 빠르게 볶아낸 냉이 잎과 겉면을 살짝 구운 한치 위에 능성어를 올린 뒤, 저온에 튀긴 냉이 뿌리로 장식했다. 능성어 뼈를 우린 육수와 샬롯, 양송이를 볶은 뒤 베르무트를 더해 졸여낸 소스로 감칠맛과 크리미한 질감을 입힌 메뉴다.
“오사카의 오래된 프렌치 레스토랑 카랑 도리에에서 처음으로 회가 아닌 조리된 다금바리를 맛봤다. 생선 요리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맛일 거라 짐작했지만, 부드러우면서 기분 좋게 쫀득한 식감과 감칠맛이 놀라웠다.” _ 김성찬 셰프

Piece
사천 요리 베이스에 유럽식 테크닉을 가미한 컨템퍼러리 중식 레스토랑 피에세. 이곳의 생선 디시 ‘사천식 포라소스와 생선찜’은 고추를 갈아서 발효한 포라장이 맛의 중심이다. 덕자를 소금누룩에 재운 뒤 파, 생강, 술과 함께 찌고, 포라장은 각종 채소, 오징어와 볶아 소스로 준비했다. 그릇에는 먼저 붉은 소스를 담은 뒤 생선을 올리고, 생파채와 산초로 마무리했다. 덕자의 고소함에 새콤, 달콤, 매콤한 소스가 어우러지고 팔각, 계피 등 중국 향신료가 맛의 포인트를 더한다.똠얌꿍이나 김치찌개를 연상시키는 맛으로, 메인 요리 전에 매콤함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도쿄의 일식당 요시아츠에서 맛본 장어 버거는 장어를 속에 넣은 게 아니라, 장어튀김 사이에 샤리를 끼운 메뉴였다. 장어를 활용한 방법이 신선했고, 상큼한 소스가 튀김의 기름진 맛을 잡아 질리지 않았다.” _ 김정훈 셰프

Restaurant Jueun
레스토랑 주은의 그릇에는 한국의 사계가 오롯이 담긴다. 생선 요리 역시 전통 한식의 색을 따라 본연의 맛이 드러나면서도 주변 식재료 및 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승기약탕’은 고조리서에 등장하는 보양식으로, 도미전과 함께 오방색을 나타내는 육전, 황지단, 석이버섯지단, 새우전, 봄동을 담고 쑥갓과 은행으로 장식했다. 여기에 진한 사골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내 담백하고 깊은 맛으로 계절을 전한다.
“탄력 있는 식감과 깊은 감칠맛이 특징인 터봇(찰광어) 요리를 코펜하겐 스폰탄에서 맛보았다. 우엉튀김과 브라운버터 소스를 곁들였는데, 튀김의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생선의 촉촉한 식감과 어우러지고, 소스가 깊은 맛을 더해주었다. 요리의 각 요소가 터봇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_ 박주은 셰프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다이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