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에르메스가 추구하는 창조와 혁신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입증한 에르메스 시계 부문 CEO 로랑 도르데를 만났다.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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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워치 부문 CEO 로랑 도르데. 

 

에르메스 워치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에르메스 워치는 시계 부문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 23% 성장이라는 실적을 냈고, 올해는 작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다.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에르메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비교 불가한 진정성을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아주 오랫동안 일관되게 추구해온 가치, 즉 품질이 좋은 제품,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왔기에 시계 부문에서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메이드 인 프랑스, 스위스가 주는 신뢰감 또한 중요한 요소다.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에르메스 시계에 대한 반응은? 시계 부문에서 에르메스의 명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아시아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한국은 특히 눈에 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기도 하는데, 한국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국의 시계 애호가 중에는 전문가라고 할 만큼 시계를 잘 아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노하우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요구 사항도 무척 까다롭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점점 에르메스 시계를 인정하고 있다. 에르메스 워치 하면 주로 여성용 시계 브랜드를 떠올렸는데, 이제 남성용 시계, 컴플리케이션 부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에르메스 워치는 기술적 완성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우리는 제네바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기술 면에서 높은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그럼에도 기술적인 면을 강조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시계가 정확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시계는 당연히 정확해야 하고, 시계 부문에서 성공하려면 당연히 기술적으로 뛰어나야 한다. 뛰어난 기술력은 성공의 필수 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차별성’이 그만큼 더 중요하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부분은 ‘에르메스적인 스피릿’, 즉 가벼움이 깃든 에르메스의 정신이다. 일상을 함께하는 동반자, 내 삶의 일부이고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에르메스식으로 풀어낸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에르메스 컷. 2 아쏘  아뜰레. 

 

브랜드의 오랜 헤리티지를 이어나가는 것과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기술적으로 한계에 도전하는 것, 그 사이에서 고민되는 부분은 없는지. 사실 나는 우리가 헤리티지적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형태적인 부분에서는 에르메스의 전통 코드에서 가져온 것도 있다. 그런데 샹 당크르, 등자, 켈리의 자물쇠 등은 헤리티지라기보다는 아이콘적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에르메스는 창조적인 하우스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를 선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가장 최근의 예가 바로 ‘에르메스 컷’ 워치다. 에르메스 컷의 형태에는 크리에이티브 하우스로서 추구하는 가치가 담겼고, 시계의 모든 부품에는 기술적인 노하우를 적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헤리티지와 기술성, 혁신을 대비해서 접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오브제를 창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신제품 ‘에르메스 컷’은 지금까지의 에르메스 여성 워치와는 조금 다르다. 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기획했나?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여성용 시계를 만들기 원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머캐니컬 무브먼트 워치는 대부분 남성용이었고, 여성용 제품은 주로 쿼츠 시계였다. 여성들이 슬림 데르메스나 H08 같은 남성 시계를 구매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더 작은 시계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두 번째는 스포츠 정신을 담아낸 시계를 여성용으로 만들기 원했다.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차고 운동을, 수영을 할 수 있는 시계 말이다. ‘머캐니컬 무브먼트가 들어간 스포티한 정신의 여성 시계’에 날렵한 커팅을 가미한 새로운 형태를 도입했다.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워치스 앤 원더스 2024 부스의 시노그래피.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창조적인 아이디어부터 컴플리케이션 워치까지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가 개발 단계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년 기술적인 혁신, 특히 무브먼트에 대한 발전을 보여드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한꺼번에 많은 신제품을 쏟아내지는 않으려고 한다. 아주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시장이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서 매년 새로운 제품을 하나씩 보여주는 거다. 올해는 창조적인 면에서의 혁신으로 ‘에르메스 컷’을, 기술적인 혁신으로 ‘아쏘 뒥 아뜰레’를 선보였다. 

 

앞으로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에르메스가 아주 좋은 품질의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로서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 이것은 사실 가장 큰 목표고 장기적인 목표고 일반적인 목표다. 내가 취임하기 전에도 목표였고 내가 이 자리를 떠나고 난 다음에도 목표일 것이다. 가방을 만드는 하우스로 인정받는 만큼 ‘에르메스는 워치메이커’라는 점을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 우리의 실적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 10여 년 동안 에르메스 워치에는 정말 많은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에르메스를 워치메이커라고 생각하지 않는, 전통적인 브랜드만 워치메이커라고 생각하는 시계 애호가들이 여전히 많다. 이런 분들에게 ‘에르메스는 탁월한 워치메이커다’라고 입지를 확립하는 것, 그들까지 설득하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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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최신영PHOTO :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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